[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 10명 중 4명이 약물치료 과정에서 '약효소진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소진현상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약물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현상으로 떨림, 경직, 통증 등의 증상이 보다 빈번하게 발생한다.
10일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파킨슨병 데이터 발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이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계 뇌 질환으로, 뇌신경세포의 운동신호 조절에 필요한 신경정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저장하는 신경세포 수가 급속히 줄면서 발병한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노화가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파킨슨병 치료의 표준 치료제인 레보도파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 23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6%인 935명이 약효소진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레보도파는 체내에서 몸의 운동신호를 조절하는 도파민으로 전환돼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물로 파킨슨병 환자 치료시 가장 기본이 되는 표준 1차 치료 약물이다.
조사에 따르면 레보도파 복용 3년 미만인 환자들 중 30.2%가 약효소진현상을 경험했으며, 3년 이상에서 5년 미만의 환자들 중에서는 41.5%, 5년 이상에서 10년 미만의 환자에게서는 52.3%가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적으로 레보도파 복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용량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약효소진현상 발현율 또한 점차 높아졌다.
또 파킨슨병 환자 한 명이 겪는 증상의 개수는 평균 4.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소진현상으로 인해 환자가 겪는 증상 중에서는 서동(느린 움직임)이 약 76%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 외에도 둔한 손놀림, 떨림, 경직, 흐린 정신, 근육경련, 불안 및 공황, 우울증, 통증이 뒤를 이었다.
현재 약효소진현상을 겪고 있는 환자 18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가장 견디기 힘든 증상으로 몸의 떨림이 27%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 경직(20%), 통증(19%), 걷기의 어려움(18%), 힘이 없음(12%) 등의 순으로 응답율이 높았다.
김재우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장은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레보도파 복용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는 현상을 경험하는데 이 때 임의로 복용량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경우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직여지거나 팔다리가 꼬이는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병의 진행이 빨라져 매우 위험하므로 즉각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