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지 않는다더니"…보험료 '슬그머니' 인상
"올리지 않는다더니"…보험료 '슬그머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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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암보험 등 보험료 25~30% 인상
'앞으론 동결 뒤론 인상' 비판 여론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보험료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던 보험사들이 다음달부터 보험료를 슬그머니 올리기로 해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의료실비보험, 암보험 등 여러 보험상품들의 보험료가 인상된다.

손해보험의 경우 실손의료보험과 암보험 등 여러 상품의 보험료가 인상된다.
 
실손보험은 그동안 적립보험료를 통해 보험료 인상분을 어느정도 소화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금감원이 실손보험종합대책을 통해 4월부터는 적립보험료로 대체납입을 못하게 했다. 즉 미리 받은 보험료로 인상분을 상쇄할 수 없도록 함에 따라 보험료가 더 오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실손보험은 15년 만기로 바뀌게 됨에 따라 보험소비자들의 보험혜택은 갈수록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받는 보험금 규모도 축소된다.

흥국화재, 한화손보 등에서 판매하던 비갱신형 암보험의 경우 일부 비갱신형 특약이 갱신형으로 바뀌어 보험료 인상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표준이율이 하락한 데다, 설계사 수수료 구조가 바뀜에 따른 사업비 지출로 보험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자동차보험은 물론 장기보험의 손해율까지 악화돼 4월부터 보험료가 25%에서 최고 30%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조정되지만 인상폭이 이전보다는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아직 4월이 들어서지 않아 얼마나 조정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의 경우에도 보험료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대부분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인상되며, 인상폭은 20%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경우 금융당국에게 보험료 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대형사들은 보험료를 동결하기로 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오르기는 하지만 당국의 규제로 인해 인상폭이 지난해보단 작을 것"이라며 "증가분이 미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내외에서 보험사들의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료를 동결하라고 지시해 보험료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알려졌지만, 이후 조용히 인상해 보험소비자에게 부담을 안겨주게 됐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는 4월부터 표준이율이 0.25%p 내린 3.50%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내달부터 신규 고객에 5~10% 정도 인상된 보험료를 적용하려고 했다.

표준이율이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확보한 돈(책임준비금)에 붙는 이율을 말한다. 보험사가 준비금을 운용해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 수익률의 기준치다. 표준이율이 내려간다는 점은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표준이율 하락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전체 보험상품의 10%(신규계약 기준)에 불과하다며 준비금 보험료 인상으로 적립금을 마련하지 못하게 했다. 또 보험사에 보험료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금감원이 보험료를 동결시키라고 강하게 지시했다"며 "수익성 악화, RBC비율 강화 등 헤쳐 나가야 할 난제가 쌓여있는데, 보험료를 동결하라는 것은 보험사들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밀어 넣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결국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보험료를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보험료를 올리지 않는 것으로 알게 해놓고 보험료를 올리기로 한 것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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