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월 기준금리 2.75%…5개월째 '동결'
한은, 3월 기준금리 2.75%…5개월째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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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 회복속도 더뎌"…4월 금리 인하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해외 주요국의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는 데다 국내 경제도 물가안정 속 추가적인 경기악화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은행은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3월 기준금리를 현행 2.75%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5개월 연속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개선 신호가 감지되는 데다 국내 경제가 뚜렷한 경기 회복세는 없지만 추가 경기 악화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최근 미국 Fed는 베이지북을 통해 소비지출, 부동산 부문 개선 등으로 올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은 두달 연속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경제도 뚜렷한 경기 둔화 징후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넉 달 연속 1%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2로 두달째 긍정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간 점도 한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들이 금리를 동결하는 상황에서 정책 공조를 중시하는 한은이 혼자 엇박자를 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

또한 정부 인선이 마무리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정책을 펼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한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을 점쳤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2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8%가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전망한 것.

다만, 전월 같은 조사에서 동결 전망이 응답자의 84% 였던 것에 비해 전망 예상치가 큰 폭 낮아진 점은 전문가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국의 경기 개선 속 국내 경제의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한은이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이상 인하 타이밍을 놓치진 않을 것이라는 배경에 기인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국내 경제가 고용을 포함해 생산·소비·투자 모두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1월 산업활동 동향이 광공업 생산 등 모든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 데 기인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고채(3년·5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집계가 시작된 이래 18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고 5년물 금리(2.72%)도 가장 낮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르면 4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경기부양 시그널 차원에서 한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정부 조직법의 국회통과와 내각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4월 금통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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