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나HSBC생명의 '신선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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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보험사 이미지 광고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고객이 어렵고 힘들 때 힘이 돼 주는 회사'일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광고 이미지와 보험시장에 만연한 '고아계약'은 오히려 상반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기존 계약보다 신계약이 이익과 직결된다. 신계약은 보험사들의 성장 근간이기도 하다. 신계약이 늘어야 수입보험료가 늘어나고, 자산운용에 굴릴 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진정한 주인은 '고객'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설계사도 마찬가지다. 설계사들은 계약을 많이 따내야 수입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기존 계약보다는 신계약을 따기 위한 시간적, 물적 투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보험사의 주인은 고객이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기존 계약들은 외면한 채 내부적으로는 주력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해당상품의 수수료를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실적 올리기에 급급하다. 결국 기존 고객은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이는 결국 고아계약으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보험업계가 고아계약을 나몰라라 해왔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도 못했다. 신계약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 탓에 상대적으로 기존 고객에게 소홀했던 것이 원인이다. '고아계약은 만성두통처럼 근절되기 어렵다'는 말은 보험사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대변한다.

하지만 최근 고아계약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보험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하나HSBC생명의 고객 서비스 센터가 그것이다. 하나HSBC생명은 이 센터를 '하나행복금융프라자'로 변경하고, 본사 직원 14명을 추가 배치해 조직을 확대시켰다. 관심계약(고아계약)을 꾸준히 관리할 전담 직원도 배치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이 조직을 만든 김태오 하나HSBC생명 사장이 은행 출신이라는 점이다. 보험은 '사람 장사'이고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초짜' CEO의 신선한 도전 쯤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의 말처럼 '보험은 사람장사'라는 기본에 충실한 정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국내 보험시장을 선도해온 보험사들은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나HSBC생명의 기본에 충실한 정책이 고아계약 문제해결을 넘어, 국내 보험시장에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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