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월 기준금리 넉 달 연속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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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2.75% 수준 유지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행 2.75%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대두되나 경기 개선 기미가 감지되는데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무리한 금리 조정은 한은에 부담이 될 소지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은행은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2월 기준금리를 현행 2.75%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넉 달 연속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한은의 금리동결 결정을 일찌감치 점쳤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점을 들어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월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국내 생산, 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1.0% 증가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전월대비 각각 9.9%, 5.8% 상승한 것. 지난달 수출은 대(對)중 수출이 증가하며 전년보다 11.8%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과 앞으로의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모두 상승해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소비와 고용이 여전히 부진하고 미국의 재정지출 자동삭감 협상, 유럽 정치 불확실성 및 경제 회복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한은이 국내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마이너스 GDP갭 확대가 우려되는 점은 금리 인하 요인이나 한은이 올해 국내경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지난해 3분기 경기 저점을 확인한 만큼 금리 인하를 쉽게 단행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회복을 이유로 동결 전망을 내놓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로 동결했고 내수부진 등 우리와 경제여견이 비슷한 호주중앙은행도 3% 수준의 금리를 동결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0.75% 수준의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인하 필요성의 배경으로 대두됐던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가 완화되고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 결정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해 6월5일 평균 1181.8원에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071.1원으로 110원 가량 떨어진 후 지난 1월 말까지는 평균 1082.7원에 거래됐다. 최근 환율은 유럽 정치 불확실성, 북한 핵실험 등의 변수로 1080원대 후반~1090원대 거래를 이어가며 추가 낙폭이 제한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무리하게 금리를 조정하는 것도 한은에는 부담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향후 정부의 재정정책과 함께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새 정부가 오는 25일 출범 후 본격적으로 정책 시행에 나선 다음에야 한은도 인하 카드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최근 수출입 물가가 넉 달 연속 동반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석 달 연속 1%대를 기록하며 물가가 하향 안정화되고는 있지만, 서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수도 및 주거서비스 등은 평균 3%대 수준을 형성하며 체감물가 수준을 높이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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