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쉽지않은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기자수첩] 쉽지않은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표면적으로 봉합 국면을 보였던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간 갈등의 골이 다시 깊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9일 오후 외환은행 노조원들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맞은편에 위치한 하나금융지주 본사 앞으로 모여들었다.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하나금융 앞에서 집회를 연 것은 지난해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결정 이후 1년여 만이다.

이번 집회의 목적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잔여지분 40% 인수에 대한 규탄집회를 열기 위해서였다.

전날 하나금융은 주식교환을 통한 외환은행 지분 100% 확보 계획을 발표하며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이어 지난해 2월 인수 당시 진행했던 외환은행과의 합의를 존중하고 주식교환 이후 독립법인 존속 및 독립경영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잔여지분 인수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전제된 행위라며 인수 당시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 현재 외환은행 노조는 1인 시위에 돌입하고 하나금융의 협조사항을 전면 거부하는 한편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적잖은 파열음을 냈던 양측은 정보기술(IT) 및 카드부문 통합을 놓고도 한 차례 진통을 겪은 바 있으며, 외환은행의 하나高 출연 문제를 두고도 핏대를 세웠었다.

사실 이같은 갈등의 주된 배경은 인수합병 당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5년 간 독립경영한 뒤 통합여부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온전한 독립경영'을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하나금융은 점진적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것.

물론 시너지효과를 위한 양측의 노력은 일부 성과로 이어졌다. 양 금융사간 교차판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표면적인 업무연계가 화학적 통합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인수합병(M&A)에 있어 인수자와 피인수자 사이의 마찰은 불가피하지만 상호 신뢰형성을 통한 공감대 형성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앞서 국내 은행권에서 M&A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신한+조흥은행 통합 역시 '완벽한 결합'까지 일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상호간 신뢰회복을 통해 신한+조흥 사례를 넘어 한국 금융산업에 모범적 통합사례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