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물류, 가격인상으로 '불황 돌파구'
해운·물류, 가격인상으로 '불황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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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이어 한진해운·현대상선 운임인상 검토

채산성 악화에 신음하는 해운과 물류 업계가 가격 현실화로 불황을 정면 돌파하려는 분위기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은 이달 중순 미국과 유럽 항로의 운임을 올린 데 이어 3월께 추가로 운임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다.

원래 1분기는 해운업 비수기로 꼽히지만 2월 중국 춘제(春節·설) 연휴 직전의 반짝 특수와 미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가격을 올릴 여지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럽 시장이 워낙 나쁘다보니 작년에 운임이 너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여기에 유가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겹쳐 마켓 상황을 지켜보고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011200]도 춘제가 끝나면 2분기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화물 수요를 봐가면서 화주들에게 운임 인상을 요청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운 운임은 화주가 동의를 해줘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얼마만큼 올리겠다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운임이 너무 낮기 때문에 수요가 어느정도 채워진다면 기회를 봐서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선박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지난해 2월 668포인트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등 선박 운임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 공급과잉 현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선박 연료유 가격이 지난해 기준 t당 732달러로 10년 전(t당 149달러)보다 5배 가까이 올라 현재 운임 수준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내 해운회사들이 올해 안으로 상환해야 할 회사채가 2조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돼 유동성 부담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택배업계도 가격 하락을 멈추기 위한 극약처방을 들고 나왔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20일 사실상 업계 최초로 택배단가를 상자당 5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보통 배송가격은 택배회사에서 일방으로 올리기 어렵지만 현대로지스틱스는 앞으로 신규 고객과의 계약이나 기존 고객과의 재계약부터 새로 책정한 단가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국내 택배산업은 배송 물량이나 총 매출액 기준으로 매년 1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외형상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지만 배송단가는 거꾸로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배송단가는 상자당 평균 2천506원으로 10년 전인 2002년 3천265원에서 오히려 23% 하락했다. 이 때문에 처우가 열악해진 택배기사들의 이탈로 배송대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다른 택배회사들은 즉각 가격 인상에 동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기업고객 등과의 협의를 거쳐 조심스럽게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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