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248조로 4배 ↑
"집값 안정·거래 활성화 시급"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끝 모르는 전셋값 상승으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시가총액이 4년 만에 248조원 늘어났다. 매매가 증가 규모의 4배 가까운 규모이며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5일 부동산114는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720조6352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472조8530억원)보다 247조7822억원(5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셋값이 2009년부터 상승세를 지속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파트값이 2008년 8월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자 수요가 전세로만 집중되면서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지난해 말 2억7043만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54.8%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5억780만원으로 2008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기총은 지난해 말 1356조1838억원으로, 같은 기간 63조7782억원(4.9%)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4년 반 동안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증가 규모가 매매가의 3.9배에 달하는 셈이다.
또한 집값 추가하락으로 가계부채 문제 심화, 하우스푸어 고전, 깡통주택·깡통전세 발생 등 부정적인 현상도 부추겼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구매력을 가진 세입자들이 집을 사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집값은 더 하락하고 전셋값은 비싸지고 있다"며 "깡통주택이 발생하면 집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도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주택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입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며 "취득세 감면 대책 조기 추진과 국회 계류 중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보금자리주택 전략 수정 등 정책 및 대출규제 완화를 통한 근본적인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신민영 부문장은 "다만 매매시장 활성화는 필요하지만 자칫 가격 거품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며 "가격을 안정시키면서도 거래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