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비싼 전셋집 등장
집값보다 비싼 전셋집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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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1. 대구 수성구 신매동 시지청솔타운 82㎡(이하 공급면적)의 매매가는 1억~1억4000만원, 전셋값은 1억~1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거의 격차가 없다.

#2. 충북 천안시 두정동 대주파크힐A단지 105㎡의 매매가는 1억7000만~1억9500만원, 전셋값은 1억7000만~1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더니 결국 집값을 추월하는 비싼 전세가 나타났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이 100%에 육박하거나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기현상이 광주, 경북, 전북 등지에서 속속 나타나고 있다.

26일 부동산114는 2012년 11월 전국 전세가율이 57.14%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008년 말 42.58%에 비해 14.56%P 증가했으며 대구(73.27%), 전북(71.15%), 전남(70.23%), 경북(70.26%) 등 지방도시 위주로 집값과 전셋값의 역전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이미 전세가율이 70%대를 넘어서 내재가치와 사용가치의 차이가 30%도 채 벌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광주는 평균 아파트 전세가율이 75.71%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장기화된 매매시장 위축으로 조정된 매매가와 상승한 전셋값이 서로 간극을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1월25일부터 2012년 12월7일까지 수도권 전셋값은 33.46% 올랐으며 같은 기간 매매가는 –8.57%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국 전세가율도 급등했다. 지난달 전국 전세가율은 57.14%로 2008년 말(42.58%)에 비해 14.56%P 늘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2008년부터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돌파하는 등 절대적인 주택부족문제가 해소됐고 글로벌 경기불황과 가계부채 문제가 주택시장의 화두로 이어지면서 좀처럼 구매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반감돼 전세가율 상승이 매매 수요를 전혀 자극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도 매매-전세가격 역전현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센터장은 "주택구매보다는 임차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고, 임차가격 상승압력이 저금리 기조와 맞물리면서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전세의 월세전환 구조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차수요의 구매전환이 내년에 크게 발현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전세가율이 높은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하는 이상 현상은 국지적으로 출현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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