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임단협, 줄줄이 '내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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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에 '난항'…국민銀 쟁의행위 조정 신청

[서울파이낸스 채선희 서미선기자] 경기부진 및 저금리 기조 등으로 국내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은행 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국내은행 대부분이 협상을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3일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가 요구한 사안에 대해 사측이 순익 감소와 내년 긴축재정 돌입 등을 이유로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기 때문.

임단협의 주요 쟁점은 △임금 3.3% 이상 인상 △교통비 통상 임금에 포함 △무기계약직 차별 개선 △전환고시 합격자 이전 근무경력 인정 △임금피크제 지급률 인상 △승격인원 확대 등이다.

노조는 조정 신청 후 보름간의 절차를 거쳐 오는 28일부터는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다만 은행권 노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추락한 만큼 파업이 강행될 가능성은 크기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개선이행 MOU 결과 여부를 보고 다음달 초부터 임단협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노사 모두 협상이 어렵다.

신한은행은 최근 4~5차례의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노조측은 임금을 정규직 5%, 비정규직 10%(정규직 인상분의 2배 정도) 인상안을 내놨으나 사측은 공동단체협상에서 합의한 내용 외에 들어줄 여력이 적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역시 연내 마무리를 위해 교섭 중이나 진행속도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농협도 지금까지 8차례의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농협 임단협의 쟁점은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제안한 '신(新) 인사제도'로 이는 현행 승진고시 2가지를 없애고 역량평가 등 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외국계은행들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SC은행은 현재 협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를 두고 노조측은 임원들이 성탄절 등 연휴를 위해 해외로 출국하면서 임단협이 중단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노조가 지방 영업점을 도는 분회순방이 중단 이유라고 밝혀 노사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노사 협상은 다음달 초부터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도 수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성과급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무려 전년동기대비 73.4%, 전기대비 8.3% 감소했다.

노조측은 "임금 인상 정도는 공단협(금융노조가 사용자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맺은 임금단체협약)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성과급(전년도 수익 기준으로 지급) 등은 사측의 수익 목표 달성이 어려운 만큼 일부만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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