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연구위원-위안화 평가 절상의 두가지 위험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연구위원-위안화 평가 절상의 두가지 위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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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달러당 8.2760~8.2800 위안 범위 안에서만 위안화의 변동을 허용하는 미 달러화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다.

실질 실효환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국 위안화는 2001년 이후 꾸준히 절하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통화가치를 달러화에 연동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최근 수년간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국제적 압력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대중 무역적자가 확대되면서 가중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확대일로에 있는 경상수지 적자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전체 무역적자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총 무역액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위안화가 10% 절상되면 달러화 가치(무역가중치 기준)의 하락은 1%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대폭적인 평가절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중국 내부의 거시경제 상황도 위안화 평가 절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경제는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및 직접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급증은 통화량 확대로 이어져 인플레 압력을 증대시키고 과도한 은행 대출을 유도하면서 경기과열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증대에 따른 경기과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위안화 절상 압력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대폭적인 금리인상 등과 같은 강도 높은 금융긴축정책을 실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강도 높은 금융긴축은 기업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가중시켜 은행의 부실화를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으면, 이는 전체 금융시스템의 체제적 위험 (system risk)으로 발절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만을 이용해 경기과열 및 인플레 압력 증대에 대응하기 보다는 환율정책과의 적절한 정책결합을 통해 당면 경제문제를 풀어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가 위안화 평가절상을 수용하더라도 절상폭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위안화의 추가절상을 예상한 국제자본이 환차익을 노려 중국에 더욱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외환보유액 증대에 따른 경기과열이 더욱 악화돼 현재보다 더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상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국경제가 경착륙하게 되면 대중국 무역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시장의 기대환율로 해석할 수 있는 선물환율에 따르면 위안화는 향후 1년간 5% 정도 평가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5월말 현재 위안화 현물환율은 8.2767 위안이고 3개월물 NDF 환율은 8.1577 위안, 1년물 NDF 환율은 7.8457 위안이다.

이와는 반대로 시장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루어질 경우 이에 실망한 국제 자본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부터 급격하게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국제투기자본이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상 및 그에 따른 아시아국가 통화의 동반 절상을 예상해 아시아지역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표적인 투기자본인 헤지펀드는 최근 GM과 FORD社 의 회사채가 투자적격에서 투자부적격인 투기등급으로 하향조정돼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어, 위안화가 절상되지 않거나 절상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중국 및 다른 아시아 국가에 투자한 자금을 급격히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이러한 위험요소를 고려해 국제자본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우리나라에 유입된 투기자본의 규모를 면밀히 파악하고 만약에 있을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대비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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