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결산: 분양] 지방 '호조'…수도권 '체면치레'
[2012 결산: 분양] 지방 '호조'…수도권 '체면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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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분양시장도 지방 중심"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올해 수도권 분양실적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 20% 증가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또 분양시장의 침체국면은 내년에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13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 공급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분양물량은 총 4만9116가구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12월 예정물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선거 등으로 연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이 수치가 올해 분양실적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4만9116가구 △지방광역시 4만9600가구 △지방중소도시 8만5426가구가 분양됐다. 특히 수도권은 전년대비 10%가량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 된데다 수도권에서의 분양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 공급도 자연스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방중소도시에서는 물량이 늘었다.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20.7% 증가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이 부진했다"며 "반면 지방은 청약범위가 도 단위로 확대돼 호재로 작용한데다 세종시, 혁신도시에서 물량이 쏟아지며 공급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청약 성적 또한 지방이 압도했다.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모두 세종시, 부산을 필두로 한 지방 물량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n대 1)이 높았던 지역은 △부산 6.7 △광주 4.9 △세종 4.5 △대구 3.4 순으로 모두 지방 도시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청약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세종시 힐스테이트'로 49.1대 1을 기록했으며 부산 남구 '대연 롯데캐슬(44.6대 1)'이 뒤를 이었다. 특히 부산에서 4개 단지, 세종시에서 3개 단지가 10위권에 오르며 지방 분양시장의 호조세를 이끌었다.

반면 수도권은 상반기 내내 최하위권을 맴돌다가 하반기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강남보금자리 및 위례신도시 등 입지가 뛰어난 일부 분양단지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 체면치레를 했다.

한편 9.10대책으로 미분양 단지에 대한 양도세 5년 감면 혜택에도 불구하고 10월 말 기준 전국 7만2000여가구가 적체돼 지난해 말 미분양 물량(6만9000여가구) 보다 3000여가구가 증가했다. 올 연말까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건설사들이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양도세 감면 혜택과 각종 특별분양 조건을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분양가는 공급면적 기준 3.3㎡당 843만원으로, 전년대비 3%가량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109만원, 지방 725만원으로 나타났다.

김은진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올해 수도권은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존 주택가격 하락과 함께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해 신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제한시켰다"며 "반면 지방은 청약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 "수도권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OECD, 한국금융연구원 등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8%, 3.1%로 낮춰 잡는 등 경기 침체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2013년 분양시장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이 내년 분양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해 예정보다 늦추고 있는 추세이며 기존에 예정된 사업장 역시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루는 등 사업성이 뛰어난 일부 사업장만 선별적으로 우선 분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건설사 고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불투명한데다 위축된 투자심리가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등에 따른 부동산정책상 불확실성도 있어 내년 상반기에 상황을 지켜본 뒤 분양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내년에도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은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며 "위례·판교신도시와 송도국제도시 등 입지가 우수한 단지 외에는 시장 반등을 꾀할만한 재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호 소장도 "내년에도 서울은 재건축·재개발이 아니면 더 이상 신규 분양할 곳이 없고 경기와 인천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분양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와 마찬가지로 지방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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