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삼성공화국' 건설 제동 걸겠다"
금융노조, "'삼성공화국' 건설 제동 걸겠다"
  • 황철
  • 승인 2005.06.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당국과 유착 심각...조직적 대응.
로비활동 집중조사...파장 예고.

금융산업노조가 삼성그룹과 금융당국간 결탁이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로비활동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보고 조직적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중인 상황에서 나온 방침이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관련 TFT을 구성하고, 은행권에 불리한 금융정책들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 은행에만 손해를 강요하고 수용키 힘든 정책을 강행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 등 대기업의 지속적인 로비 활동에 밀려 금융당국이 공정한 입장을 취하지 못했다는 것이 금융노조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금융노조는 은행 지부별 핵심 담당자들을 모아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구체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퇴직연금 수탁 규정과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안에 대한 정책적 문제점을 밝혀 나갈 계획이다.

또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 주도의 로비활동이 있었느냐는 부분도 집중 조사
할 방침.

금융노조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안 개정 과정에서 국회와 금융당국에 대한 삼성생명의 로비활동이 극심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삼성과 금융당국의 유착이 궁극적으로 금융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또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부 국회의원들과의 정보공유를 통해 대응 방안을 공동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노조는 당국과 삼성그룹과의 대외적 결탁 문제도 공론화시킬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 수립에서도 삼성의 입김이 거세게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는 정부의 금융산업균형발전 방안의 초안을 작성하고, 금감원의 컨설팅 작업에도 직접 개입하는 등 금융당국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금감원 국·실장급 이상 간부 50여명을 대상으로 ‘변화혁신연찬회’를 갖기도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삼성에 우호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공정한 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이러한 유착관계부터 청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도 이번 금융노조의 방침에 암묵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개별 정책들에 대한 불만을 갖고도 당국 눈치보기에 급급, 보험사들만큼 조직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자성과 질책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방카 논란 과정에서 삼성생명의 로비 행각을 알고 있으면서도 금융당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 일절 입 밖에 내지 못해 왔다”면서 “상시 감독을 받아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한계가 있는만큼 내심 환영할 만 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금융노조의 방침은 삼성그룹의 오랜 숙원인 은행업 진출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되고 있다.

최근 금감원이 보험사의 은행업 겸업 허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은행(?) 탄생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어슈어뱅크 도입 논의를 활성화하는 등 삼성의 은행업 진출에 호의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금융노조의 방침이 정부의 금융산업혁신방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기울여진다”고 전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