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전투구' 수수료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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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카드사들이 거짓말로 뱃속을 채우려고만 한다. '탐욕'이란 말은 카드사에게 어울린다" (손보업계 관계자)

"오히려 손보사들이 여론을 조작해 왔다. 2.7% 수준의 최고 수수료율을 내고 있다는 손보업계의 얘기와 달리 대형 손보사의 수수료율은 2.0%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

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간 불신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손보업계는 카드사들이 '뒤통수'를 쳤다며 분개하고 있는 반면, 카드업계는 손보사들이 여론을 조작해왔다며 맞서고 있다.

최근 카드업계는 12월 시행되는 여전법 개정안에 따라 새로 산정된 수수료율을 보험사에 통보했다. 문제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던 수수료가 오히려 인상되면서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수수료율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올초 손보업계는 높은 수수료율을 인정할 수 없다며 수수료율 산정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금감원은 수수료율 산정방식 개선하는 한편, 카드업계는 수수료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하지만 양측간 수수료율 협의시기가 지연되자 손보업계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수수료율 인상을 염두에 두고 카드업계가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것.  

수수료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2년 전부터 지속돼 왔다.  당시 손보업계는 카드납 고객이 많아 계약해지를 할 수 없는 사정을 알고 카드사들이 수수료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보험사들이 수수료를 지급하는 고객이라는 점을 내세워 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서로 '갑-을'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협회 차원에서 문제해결 나서기도 힘들다. 각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가 나설 경우 담합으로 인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인 금감원도 각사별 협의사안이라며 발을 빼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업계의 주장처럼 중소형사의 수수료가 내려간다면 논란이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대형사들이 계약해지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결국 문제해결의 열쇠는 금융당국이 쥐고 있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 금융당국의 잇단 규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보험료 카드납의 목적이 금융소비자들의 편의향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더욱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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