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감원바람?…은행 구조조정 공포 엄습
대선 이후 감원바람?…은행 구조조정 공포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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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적체 및 실적부진에 '뒤숭숭'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내년초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자 접수를 받을 거란 소문이 돌아 행내 분위기가 어수선 합니다" (A은행 직원)

"명퇴로 나간 선배들이 자영업에 실패했다는 소문이 들릴 때마다 착잡합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가능하면 정년은 채우고 나가는 게 낫다는 분위기입니다" (B은행 직원) 

연말 은행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내외 경제악화로 은행 실적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은행은 드물지만 은행원들 사이에서는 대선 이후 감원바람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씨티은행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희망퇴직을 통해 연말까지 총 200여명을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이 은행의 희망퇴직 시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300명) 이후 4년만이다. 씨티은행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72%나 줄었다.

여타 시중은행들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각각 30%가량  줄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 노조는 희망퇴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 초께 희망퇴직을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올초 희망퇴직을 통해 238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준정년퇴직제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산업은행과 우리은행도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중심으로 준정년퇴직제를 작년과 같은 조건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역시 인사적체 해소 차원에서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협은 이달 말 각 지주회사와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임원 감축, 조직 개편 등을 결정키로 했다. 

지난해 380명의 인원을 줄인 하나은행과 올해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외환은행의 경우 영업력 확대 등을 이유로 대규모 인원감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명퇴 일정이나 규모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만큼 대선 이후 어떤 형태로든 은행별 구조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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