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식시장 '3대 악재'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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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수급·美 재정절벽·유럽 재정위기

[서울파이낸스 한수연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추가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외국인의 투자성향이 한국시장 자체 요인보다 대외적 요인에 움직여왔다는 점에서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잔존해있는 가운데 3분기 미국기업 실적우려, 재정절벽 불확실성 등 대외 악재가 적지 않다는 점이 특히 부각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과 9월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9조676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주식시장에서 6조 원가량을 순매도 했었다. 

최근 이같은 외국인 주식자금의 대거 유입에는 대외여건 개선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한국 신용등급 상향 등 대내요인도 있었지만 외국인 매수세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재개(ECB,Fed,BOJ) 및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의 일부 완화 영향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기간 외국인 매수세는 한국 뿐 아니라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도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유로존 위기, 미국기업 3분기 어닝쇼크 우려, 재정절벽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악재들은 향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달 말까지 미국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질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S&P500기업의 평균 이익증가율은 -2%대,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 2005년 이후 미국 기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시기가 4차례 있었는데, 그 때마다 국내증시에서도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크게 줄거나 순매도로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했었다"고 말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역시 복병이다. 지난 2009년 말 이후 유럽위기가 부각될 때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주식투자는 위축됐었다. 미국 재정절벽 불확실성 문제 또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오바마 연임으로 정책 불확실성은 줄어들었지만, 미국 여야의 '벼랑끝 전술'로 막판까지 시장에 불안감을 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세계 최대 ETF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은 아직 재정절벽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외국인 매수둔화는 이미 지난달부터 나타나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10조 원가량의 주식 순매수를 보인 외국인은 지난달 1조102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매수기조가 일부 약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다. 최 연구원은 "현재 상존하는 대외 불안요인과 과거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경향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기조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경기전망 등 대내변수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대외요인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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