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싸게"vs"크고 비싸게"…수입-국산차,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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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BMW '뉴 1시리즈'와 기아차 ' K9'.(사진=정초원 기자, 기아차)

BMW, 3000만원대 소형차로 젊은층 공략
K9 판매 저조…현대기아차 고가전략 '참패'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수입차와 국산차가 '고객층 확대'라는 목표 아래 각각 상반된 전략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 등 프리미엄 수입차 업체들이 3000만원 초중반대 소형차를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는 대형차 라인에서 일명 '프리미엄 전략'에 나서고 있다.

◆BMW, 가격경쟁력 갖춘 소형차 출시…"업계 영향 클것"

지난 18일 BMW코리아는 프리미엄 소형차 뉴 1시리즈를 출시했다. 뉴 1시리즈 어반 모델은 최소 3390만원, 스포츠 모델은 최소 3980만원대.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해온 BMW가 3000만원대 신차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수원 BMW 프로덕트 매니저는 "독일에서 어반 모델이 4070만원에 팔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됐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수입차뿐만 아니라 소형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BMW코리아의 이 같은 전략은 수입차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우디코리아 등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향후 가격 책정에 바로미터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렉서스 등 일본차 브랜드가 저가 정책을 펼친 적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준 프리미엄급' 브랜드라는 점에서 BMW와는 차이가 있다"며 "이번 BMW의 결정은 수입차 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차 'A클래스'도 3000만원대로 출시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A클래스는 현지에서 2만4000유로(한화 약 3450만원)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국산차 '고가 전략'…전문가들 "수입차 대비 불리"

반면 국산차의 대표격인 현대기아차는 그간의 대중차 이미지를 벗기 위한 '프리미엄 전략'에 심혈을 쏟고 있다. 기아차 'K9'이 대표적이다. 수입차에 대적할만한 대형차 모델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K9은 약 6000만원대라는 높은 가격으로 출시됐다. 웬만한 독일차와 맞먹는 가격이다.

하지만 K9은 지난 6월 1703대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7월 1400대, 8월 801대, 9월 700대로 하락세를 그리는 중이다. 최근에는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1% 초저금리 할부와 255만원 상당의 UVO 내비게이션을 무상 장착해 주는 프로모션까지 시작했지만, 연 1만8000대의 판매고를 올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K9의 고가 프리미엄 전략이 결국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제네시스 프라다'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모델은 프리미엄 마케팅을 지향하며 790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차체만 크고 지나치게 비싸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출시 당시에는 연 600대씩 2년간 12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였으나 현재까지 판매량은 400여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프라다의 판매량은 전체 제네시스 판매량 내에서 집계돼 정확한 판매량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판매실적이 저조하자 결국 현대차는 지난달 사양과 가격을 낮춘 제네시스 프라다를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기존 5000cc 'GP500' 모델은 7662만원으로 가격을 내렸고, 람다 3.8GDi 엔진이 들어간 'GP380' 모델은 6975만원에 내놨다.

김필수 교수는 "수입차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계속 고가 정책을 유지한다면 수입차 점유율만 높아질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은 차급을 떠나서 프리미엄급 차량을 타보고 싶은 욕망이 크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대라면 현대기아차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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