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역마진 조짐 '비상'
생보업계, 역마진 조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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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등 7개사, 1분기 자산운용 이익률 4%대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생명보험업계에 역마진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지난 1분기(4~6월) 자산운용 수익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까지 추락한 것.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1분기 생보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5.1%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999년 최고 12.7%까지 기록했던 운용자산 이익률은 2000년 8.9% 이후 평균 5%~6% 중후반대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 부동산 가치 하락, 주식 폭락 등 여파로 2009년 5.4%, 2010년 5.9%, 2011년 5.2%로 급락세를 보였다.

보험사별로는 24개 생보사 중 7개사가 1분기에 4%대 이익률을 보였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4.4%로 업계에서 가장 낮았고 AIA생명 4.6%, 삼성생명 4.7%, 라이나생명·PCA생명 4.8%, NH농협생명이 4.9%였다.

이처럼 저조한 성적은 손보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도 올 1분기에 운용자산 이익률이 4~5%대에 그쳤다.

여기에 고객마저 줄면서 생보사의 보유계약 증가율도 1%에 그쳤다. 199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저다. 보유 계약 증가율은 1995년에 31.3%, 2000년과 2001년에는 17.3%와 22.5%를 기록할 정도로 고성장을 해왔지만 2008년 2.7%, 2009년 2.5%, 2010년 3.7% 등 2%대로 저조해졌다.

올 1분기에는 8개 생보사의 보유 계약 증가율이 마이너스였다. ING생명이 11.3%, 카디프생명은 10.7% 줄었다. 삼성생명마저 1.3% 감소했다.

이에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역마진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의 역마진은 자산운용수익률이 책임준비금적립이율보다 낮아질 때 생긴다. 금리가 낮아지는 바람에 보험료를 받아 채권 등에 투자해도 소비자에게 돌려줄 보험금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고금리를 보장했던 보험상품의 보험료 지급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자산운용부문에서까지 역마진이 발생해 거의 모든 생보사가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 생보사들은 사업비 긴축 등으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고 있으며,  일부 생보사는 연말께 신입사원 채용 축소, 명예퇴직 등으로 기존 인력의 10%가량을 줄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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