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주택담보대출 구제제도(모기지)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 모기지 지원 프로그램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시장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에서 원금삭감까지 하는 모기지 지원정책을 펼친 것은 무엇보다 시장침체기를 벗어나는 것이 시장과 주택 소유주, 정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택시장은 지난 6년간 △주택가격 30% 이상 하락 △재고주택 판매량 35% 감소 △신규주택 판매량 75% 감소 등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인센티브 방식으로 재정을 직접 투입하면서 수요자의 재정 상태에 따라 리파이낸싱, 조정, 압류·퇴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를 통해 올 들어 지표상 반전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가격이 4개월 연속 상승을 동반해 재고주택과 신규주택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신규 공급 증가와 임대료도 상승해 모기지 금리는 낮아지면서 주택구매 유인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미국과 우리나라는 주택금융 구조상 차이점이 많아 종합적인 검토 하에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며 "압류나 퇴거 방지 등은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취약 계층에게 적극 도입해볼만 하며 소득이 안정적인 계층에는 리파이낸싱이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즉 자가거주 주택소유주 뿐만 아니라 임차인 문제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구입 당시와 달리 현재의 재정여건이 악화된 계층에 대한 지원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득이 안정적인 계층에는 리파이낸싱을 적용할 때 조기상환수수료와 대출완료수수료, 신규대출 수수료 등 부대발생 비용 인하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개별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금융권도 현재 리스크를 분담함으로써 장기적인 재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관접에서 참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