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아파트 40%, 금융위기 때보다 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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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가격, 2008년 대비 하회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격이 저점을 찍었던 2008년 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닥터아파트는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의 재건축 아파트 8만4149가구를 대상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0%인 3만3473가구가 2008년보다 가격이 더 떨어졌다고 밝혔다.

실질가격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수치로, 예컨대 2012년 9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2941만원이고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가 2.7% 오르면 실질가격은 2862만원인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의 실질가격은 2006년 3.3㎡당 평균 3516만원에 달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2008년 당시에는 3.3㎡당 2740만원까지 떨어졌다. 2010년과 2011년은 각각 3300만원, 3088만원으로 올랐으나 올 9월 기준 2862만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가장 크게 떨어졌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2만2855가구의 66%인 1만5083가구가 2008년 당시 보다 실질 가격이 더 떨어졌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102㎡(이하 공급면적)의 경우 2008년 당시 3.3㎡당 2613만원이었지만 현재는 2433만원으로 떨어졌다. 주공1단지 가격도 모두 2008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52㎡는 2008년 당시 3.3㎡당 5361만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4835만원으로 5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강동구도 2만198가구 중 61%인 1만2377가구가 2008년 가격을 밑돌고 있다. 고덕동 고덕시영 62㎡의 3.3㎡당 가격은 2008년 2859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2458만원으로 내려갔다. 고덕주공은 단지 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고덕주공2단지 46㎡는 3093만원으로 2008년 3234만원에 못 미치고 있지만 42㎡는 3256만원으로 2008년 3115만원을 웃돌았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실질가격은 2만1051가구 가운데 23%인 4894가구가 2008년보다 떨어졌다. 중대형에서 가격 회복이 더뎠다. 잠실동 우성1·2·3차 148㎡ 가격은 2008년 당시 2965만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2249만원으로 떨어졌다.

서초구는 다른 곳보다 가격을 회복한 곳이 많았다. 오는 12월부터 내년까지 이주에 들어가는 잠원동 한신4차 등이 재건축을 진행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만45가구 가운데 6%인 1119가구만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추석 이후 취득세 감면 효과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 크지 않다"며 "아직 관망세가 짙은 만큼 저점을 회복하는 단지가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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