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월세 전환 가속화되나?
한은 금리인하…월세 전환 가속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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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피 현상 심화 가능성"…하우스푸어에는 '숨통'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2.75%로 전격 인하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부분 완화, 취득세·양도세 감면 등과 함께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며 오히려 월세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0.25%P 내린 연 2.75%로 하향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3.0%에서 6월 3.25%로 인상된 뒤 지난 7월 13개월 만에 3.0%로 낮아졌다. 이후 3개월 만에 2.75%로 다시 하향 조정된 것이다. 기준금리가 연 2%대로 낮아진 것은 지난해 2월(2.75%) 이후 20개월 만이다.

부동산업계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져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는 하우스푸어들의 이자상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흥순 대한건설협회 SOC주택실장은 "기준금리 인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져 이자상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저가매수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도 "대출 이자 부담이 한계에 처한 렌트푸어, 하우스푸어들이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9.10대책 등 각종 감면이 몰리면서 시장 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을 유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김덕례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도 "대출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하우스푸어들에게 이번 금리인하는 희소식"이라며 "정부가 9.10대책에 이어 금리인하까지 단행해 부동산 경기 부양 의지를 확실히 전달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9.10대책에 따른 세제 감면 혜택이 연내 한시적으로 적용되는데다 주택경기가 불황이다 보니 소폭의 금리인하가 매수세로 이어지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감세조치가 맞물리더라도 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더 떨어지는 것을 막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도 "투자비용이 낮아진다는 측면에서는 호재지만 기존 대책과의 시너지 효과로 전반적인 회복세를 가져오기 보다는 가격 하락세를 저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도 "금리 인하는 시장활성화보다 경기 악화에 선대응하자는 측면이 크다"며 "지난해 취득세 감면 당시 반짝 거래량 증가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수요자들을 위한 급매물 정도 선에서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예금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집주인 대부분이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아 월세로 돌려 수익을 보존하려 할 것이란 지적이다.

함영진 실장은 "은행에서 4%대 정기예금 금리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을 때 발생하는 수익은 10%가 넘는다"며 "목돈을 받아서 예금을 해도 별 실익이 없기 때문에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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