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기준금리 석달 만에 2.75%로 인하
한은, 10월 기준금리 석달 만에 2.75%로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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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8개월만에 2%대 재진입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2.75%로 전격 인하했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로 인하한 후 석달만의 인하다.

11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는 10월 기준금리를 기존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2%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2월(2.75%) 이후 처음이다.

한은의 금리 결정에 대해,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실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이 '성장'에 무게를 뒀다고 볼 수 있다"며 "미국, 일본, 유럽이 최근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한 상황에서 국내로의 자금 유입 흐름을 막기 위한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 실장은 한은의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낮게 봤다. "현재의 상황이 추가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한은은 연내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보다 금리 이외의 다른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유로존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수출과 내수 여건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전일 기획재정부는 '10월 최근경제동향'을 통해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돼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8월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업계의 파업 탓에 전월대비 줄어들었으며 소매판매는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 판매 모두 줄어 전달보다 3.0% 내렸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운송장비 부진으로 전월보다 13.9%나 급락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우 'KDI경제동향(10월호)'을 통해 "국내 경제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감소세는 다소 완화됐지만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미 채권 시장에서 선반영되기도 했다. 전일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71%로 0.05%포인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78%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도 사상 최저치인 연 2.9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찍이 금리 인하를 점쳐왔다. 금융투자협회는 202명의 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1%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같은 설문조사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 비율(53.6%)보다 높아진 결과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시 여건을 감안했을 때 인하 가능성이 높았다"며 "시장 금리가 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저점을 형성하고 있었던 데다 경기 개선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선진국 정책 효과가 낮았다는 점에서 GDP 갭 마이너스 국면에서의 금리 인하 대응은 불가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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