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표 KDB다이렉트, 결국 '계륵' 신세?
강만수표 KDB다이렉트, 결국 '계륵'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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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무산에 금리 줄줄이↓…"건전성 관리 쉽지 않을 것"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겸 KDB산업은행장)이 민영화에 대비해 내놓은 고금리 상품 'KDB다이렉트' 금리가 잇따라 인하되고 있다. 연내 기업공개(IPO)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데 따른 것으로 향후 '계륵'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산은에 따르면 KDB다이렉트 정기예금 최초 가입자에게 주던 0.2%포인트 우대금리가 다음 주부터 사라진다. 지난달 정기예금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데 이은 추가 인하 조치로, 수시입출금 상품인 '하이어카운트'도 내달 초 금리가 3.5%에서 3.25%로 조정될 예정이다.

이와관련 산은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및 여타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하 움직임 등 저금리 기조에 따른 결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역마진 가능성을 감안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KDB다이렉트의 경우 강만수 회장이  지난해 9월 주도적으로 출시한 상품으로, 당시 강 회장은 "산은이 민영화를 앞뒀지만 실제 지점·점포가 적어 극복 방안이 필요했다"고 출시 배경을 밝혔다. 이 상품의 최대 강점은 경쟁사와 비교하기 어려운 '높은 금리'로 최근 예수금 4조원을 넘어서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 왔다.

문제는 KDB금융의 연내 IPO 추진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KDB다이렉트 출시배경 역시 설득력을 잃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개정된 산업은행법에 '2014년 5월까지 최초 지분을 매각하고 매도(기업공개) 시점에 외화표시채무상환을 정부가 보증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산은 해외발행채권 보증동의안'은 정치권 반대로 심의에서 밀려 있다.

현재로선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산은의 민영화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많아 민영화가 예정대로 추진될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산은 안팎에서는 불어나는 KDB다이렉트 예수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KDB다이렉트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상품인지 의문"이라며 "고금리 수신을 받고 한편으로는 저금리 대출을 확대하면서 건전성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산은 노조 관계자도 "KDB다이렉트의 경우 IPO를 배경으로 출시된 만큼 강 회장과 운명을 함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는 수치상으로도 확인된다. 지난 6월말 기준 산은의 원화예수금 평균 이자율은 3.99%로 전년 동기보다 0.38%포인트 높아졌다. 수신금리를 그만큼 올린 것이다. 반면 여신금리는 떨어져, 원화대출채권 평균 이자율은 5.53%로 전년 동기보다 0.18%포인트 낮았다.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순이자마진(NIM)은 1.54%로 전년 동기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말 15.25%에서 6월말 14.59%로 떨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역마진 논란'까지 감수하며 판매하는 상품이 IPO 불발로 건전성 측면에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이자율이 급락해 고금리를 계속 유지하면 각종 지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의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익도 61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5% 줄었다. 이에 산은 측은 "지난해 상반기 평가손익에 반영한 금호석유화학 전환사채(CB)등이 주식으로 전환되며 파생상품 관련 수익이 줄었고, 수익성 악화는 은행업 전반에 걸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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