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합병銀 조직통합 '갈 길 멀다'
<진단>합병銀 조직통합 '갈 길 멀다'
  • 황철
  • 승인 2005.05.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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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조흥, 신규 인력 채용 극과극.
하나-서울, 사내복지기금 100억對0.
씨티-한미, 1·2급 승진인사 두배 차.

국내 합병은행들의 주체·피주체 은행간 불균등인사 관행이 심화되는 등 조직통합에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조흥, 한국씨티 등 합병은행들이 신규인력 채용, 승진 인사 등에서 불협화음을 내며, 인적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조흥은행의 경우 양 행간 상반된 인력채용 정책으로 인한 내부갈등이 문제다.

조흥은행은 지난 2월, 480여명의 구조조정으로 상대적 인력부족현상을 겪고 있지만 올해 특별한 신입행원 채용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에 반해 신한은행은 최근 100명~150명 가량의 행원을 공개채용하기로 하고, 2일 원서 접수를 마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양 은행간 신규인력 채용현황을 봐도 조흥이 274명에 그친 데 반해, 신한은 1천16명에 달하는 신입행원을 채용했다.

특히 지난해 신한은행이 574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하며 대대적인 수혈에 나선 사이, 조흥은행에서는 단 한명의 인력수급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흥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번 480명의 구조조정과 함께 해마다 100여명 정도가 자연퇴직하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인력 구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주사 내 동종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에 각기 다른 인력채용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행위”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은행의 규모를 볼 때 2~300명 정도의 신규인력이 채용돼야 정상적 영업이 가능하다는 게 내외부의 평가”라고 덧붙였다.

인사불균형 논란의 최대 진원지는 한국씨티은행이다. 최근 단행한 승진인사, 호칭통합안, 성과관리절차통합안 등 인사 정책 전반에 걸쳐 구 한미은행과의 불평등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단행한 1,2급 승진인사에서 구 한미은행 출신 18명의 두 배에 달하는 인원을 구 씨티은행(35명)에서 발탁했다. 세배 가까운 정규직 인원을 갖춘 구 한미은행 직원들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하나은행의 경우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을 두고 서울지부 노동조합과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은행측이 통합 후 구 서울은행에는 단 1원의 사내근로복지기금도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 하나은행에는 지난해 55억7천만원, 2003년 36억6천만원 등 2년간 92억여원의 복지기금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지부는 매년 순이익의 3%를 기금으로 출연할 것을 명시한 사내근로복지기본법을 근거로 이같은 은행측의 처사가 위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진에 의한 일방적 판단이 아니라 노사합의로 맺어진 보충협약에 따라 출연 정도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작년 최대 순이익이 구 서울 출신의 기여 없이, 구 하나 직원들만의 공헌으로 이뤄진 결과냐”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이 복수로 존재함으로써 발생하는 차별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통합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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