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한화그룹 사금고화 징후 포착
대한생명, 한화그룹 사금고화 징후 포착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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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위, 회장실 비용 과다 집행 등 추궁
금감원도 비슷한 시기에 검사 벌여

최근 정부가 그룹 계열사간 부당 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한화그룹에 매각된 대한생명이 그룹의 사금고로 전락될 조짐이 감지되자 다른 그룹 계열 보험사들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특히 금감위가 이런 우려를 제기한 시기에 맞춰 감독 당국이 상시검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금감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 금융감독위원회가 정례 회의 정식 안건인 한화그룹 계열 대한생명의 자회사 신동아화재 유상증자 참여를 거론하면서 한화그룹이 지난해 대한생명을 매입, 잔금을 납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형적인 사금고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감위 이종구 상임위원은 김승연 대표이사 회장이 대한생명 자회사인 63시티(빌딩) 건물 27층 전층을 회장실로 사용하고 별도의 특별 승강기를 설치, 출퇴근시 경호원이 호위를 하는 등 회사 자산을 임의로 사용, 비용이 과다 집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대한생명 자회사를 이용한 한화그룹 계열사에 대한 간접적인 자금 지원 여부 등 예보와 한화 그룹간 매각 조건 이행을 밀착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감위 위원들은 공적 자금 투입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런 사금고화 우려에 대해 김치중 금감원 보험감독 국장은 대한생명 건물 27층에는 연구소 등이 입주해 있는 등 전층을 회장실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으며 공용승강기가 27층에 정차할 수 있는 설비를 장착한 것이라고 대한생명측이 해명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용을 과다 집행해서 손해를 미칠 정도이면 권고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치중 보험감독 국장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대한생명의 신동아화재 출자 문제를 금감위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위원이 사금고화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감독당국이 대한생명의 그룹 사금고화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전 경고의 의미로 우려를 나타내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월 금감위가 대한생명 사금고화 우려를 제기한 시기에 맞춰 금감원이 대한생명에 대한 상시검사를 벌인 것으로 밝혀져 감독당국이 이미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정부의 그룹 계열사에 대한 감독 강화 움직임, 금감위의 사금고화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금감원 보험 검사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한생명에 대한 검사는 일반적인 경영 내부 절차 확인을 위한 점검 수준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금감위의 이번 대한생명 사금고화 우려 제기와 함께 지난해 한화그룹 의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 제기된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검찰이 조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금감위의 대한생명 사금고화 우려에 따른 금감원 등 금융 당국의 감독 강화 움직임이 분식회계 조사와 맞물려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 지가 관심거리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축으로 한 금융그룹화 전략에 일대 손질을 가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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