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빌대는' 은행株…금융지주 회장 자사주 수익률 -12%
'빌빌대는' 은행株…금융지주 회장 자사주 수익률 -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평가 국면 심화…M&A 등은 하반기 기대요인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적극 매입해온 자사주 수익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발 금융불안에 국내 가계부채 문제, 정부의 규제 리스크 등이 겹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1배로 저평가 국면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PBR이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으로, PBR이 1배 이하면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싸다는 뜻이다.

◇김정태-이팔성-한동우-어윤대 順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우리, 신한,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회장의 평균 수익률은 -12.3%를 기록 중이다.

앞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취임 이후 11회에 걸쳐 15억3679만원(3만770주)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날 종가(3만6650원) 기준 평가액은 11억2772만원. 수익률은 -26.6%(4억906만원) 수준이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한 뒤 세 차례에 걸쳐 5억9106만원을 들여 1만2430주를 매입했다. 한 번에 무려 2억6005만원(5430주)을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26.3%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2008년 6월 취임 직후부터 이달까지 50개월간 무려 25회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자사주를 매입한 셈으로 총 투자액은 8억5521만원이다. 이 회장은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장기투자'로 -8.5%,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하나은행 창립 멤버인 김정태 회장은 2007년 3월 등기임원으로 임명된 이후 총 1억8410만원 어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올 들어 외환은행 인수 등의 호재에 힘입어 현재 평가총액은 2억610만원, 수익률은 11.9%를 기록 중이다.

◇국가신용등급 상향·M&A '호재'

이같은 금융지주 회장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표명의 성격이 짙지만 은행주의 주가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한 몫 하고 있다. 현재 은행주 PBR은 작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0.61배까지 낮아진 상태다.

무엇보다 하반기 기대감을 높이는 모멘텀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최근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국내 은행들의 양호한 건전성지표가 부각되기도 했으며, KB금융의 경우 ING생명 인수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KB금융은 자기자본 여력이 커 인수합병를 통한 자본 활용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너지 효과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신한생명이 신한지주의 자회자로 편입된지 6년만에 시장점유율이 5.9%로 인수 전에 비해 1.9배 상승한 바 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PBR은 0.58배로 여전히 업종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ING생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종 평균 수준에 불과한 KB금융 PBR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올 초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은 염가매수차익 등 일회성 요인으로 2분기에는 2251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계열 은행사들의 대출 성장률이 높아 3분기 순익은 2분기보다 57% 증가한 3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바젤3 도입, 키코 관련 은행 패소 등 각종 악재들도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지주의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대출자산 증가율이 소폭 늘어났고 대손상각비와 판관비 등이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하므로 3분기 실적에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