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복수노조, 사측 교섭권 놓고 '갈등'
르노삼성 복수노조, 사측 교섭권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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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복수노조가 다음달 사측과의 교섭대표권 신청을 앞두고 기존 노조인 금속노조 지회(금속지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전체 직원 5650여명의 70% 이상이 가입된 임의기구였던 사원대표자위원회(사대위)는 지난 24일 사원총회를 통해 노조 체제 전환을 가결한 뒤 노동청에 노조설립 신청서 제출, 조합원 가입 신청 등 일사천리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새 노조가 집행부 구성을 미루면서까지 조합원 가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사측과의 교섭 요구신청에서 교섭대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르노삼성에는 그동안 지난해 8월 설립된 금속지회가 교섭대표권을 가지고 사측과 30여차례의 교섭을 벌였지만, 사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체결하지 못했다.

현행법에는 한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조가 있는 경우 우선 노조 자율로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고, 이렇게 되지 않을 땐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한 노조가 교섭권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어 새 노조와 금속지회는 조합원 확보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새 노조는 기존 사대위 조직과 생산 관리자를 통해 회사 메일과 사내 게시판으로 노조 가입서를 돌리자 금속지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종규 르노삼성 금속지회장은 "지난해 노조 결성 시 회사는 선전물, 가입서 등 사내 게시판에 못 올리게 하고 노조 가입자들을 관리자들이 수차례 면담하는 방식으로 노조 가입을 탄압했다"며 "그러나 사측이 새 노조 설립에는 암묵적으로 배려하는 정황으로 볼 때 새 노조는 희망퇴직 등 정리해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사실상 어용노조"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재석 사대위 수석부위원장은 "금속지회는 그동안 새 노조 설립에 침묵으로 일관하다 교섭대표권이 위협받자 조합원 가입을 막으려고 악의적인 선전을 펴고 있다"며 "사측과는 노조설립 찬반 투표 때부터 대립각을 세워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금속지회와 복수노조의 갈등으로 입사 직후 당연 가입(유니언숍) 형태로 사대위에 소속된 4100여명의 직원들은 금속노조 산하 산별노조와 기업별 노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속지회와 복수노조 간의 노조 가입자 확보 등 사측과의 교섭권 확보를 위한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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