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수수료 인하 협조 어렵다"…공정위에 '반기'
현대百 "수수료 인하 협조 어렵다"…공정위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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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병호 사장 "최소한의 이익만 내고 있다"
상반기 영업익 2439억…전년비 1.6% 감소

[서울파이낸스 임현수 구변경기자]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수수료 꼼수'에 칼을 빼든 공정거래위원회에 현대백화점이 정면대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일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은 현대백화점 청주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백화점 입점업체의 판매수수료에 대해 '인하 불가' 입장을 공식화 했다.

하 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해 오고있는 판매수수료 인하 조치에 대해 "수수료 인하 폭을 더 늘리라고 (공정위가)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어려운 일이다"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당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어 현재도 기업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익만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하 사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또다른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 사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

실제 현대백화점은 올 상반기 243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477억9900만원을 기록했던 전년동기와 비교해 1.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39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동기 4690억원 대비 16.3% 감소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같은기간 1118억원에서 1111억원으로 0.7% 감소해 이익변동이 거의 없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백화점들은 영업이익 감소를 전면에 내세우며 수수료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7월 발표한 11개 대형유통업체들의 판매수수료 인하 실태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3개 백화점의 올해 판매수수료 인하 추정치는 185억원.

발표 당시 공정위는 거래금액이 적은 중소업체들을 대거 포함시킨 '무늬만' 인하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인하 추정치는 47억2000만원으로 롯데백화점(100억3000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백화점들의 이같은 '꼼수'는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0일 공정위가 자료를 보강해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3개 백화점들은 판매수수료는 2009년 29.7%에서 지난해 29.2%로 0.5%p 감소에 그쳤다.

수수료는 '찔끔' 인하에 그쳤고 이마저도 판촉비, 인테리어비 등의 추가부담을 입점업체들에게 전가시켰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 백화점 1개 점포가 개별 납품업체에 부담시키는 평균 판촉행사비는 2009년 120만원에서 지난해엔 140만원으로 17% 늘었고, 평균인테리어비는 4430만원에서 4770만원으로 8%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 감소를 주장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판매수수료 이외의 추가비용 중 가장 부담이 큰 판매사원 인건비에 대해 납품업체들과 '백지계약서'를 작성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자료조차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10% 대로 좋은 실적이며 제조업 등과 비교해도 나은 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여력 부족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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