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삼성전자 '팔고' 애플 '사고'…특허전 데자뷰?
外人, 삼성전자 '팔고' 애플 '사고'…특허전 데자뷰?
  • 윤동 한수연 최재연 기자
  • dong@seoulfn.com
  • 승인 2012.08.2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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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승소에 '무게'…"특허전 영향 크지 않을 것"

[서울파이낸스 윤동 한수연 최재연기자]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소송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와 달리 외국인들은 소송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팔고' 애플 '사고'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7일 4만9000주, 20일에는 8만8700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에는 매수세로 돌아서며 2만주 가량을 사들였지만 3거래일 동안 주가는 4.73%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매도세의 원인을 '소송 리스크'에서 찾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애플과 특허권 침해를 둘러싸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루시 고 판사)에서 첨예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 결국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의 패소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소송전은 애플이 지난해 4월 삼성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디자인과 기술을 도용했다며 25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과 판매정지를 요청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이 통신 등 10여건의 기술을 침해했다며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결과에 따라 글로벌 IT시장의 판도변화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일단 투자자들은 애플의 '판정승'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애플은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 때 사상 처음으로 주당 660달러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6230억달러(707조원 상당)로 역대 최고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내던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미국 IT 업계나 학계도 애플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의 마이클 가트버그(Michael Gartenberg)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이기게 되면 디자인에 다양한 변화가 올 것"이라며 "삼성에게 우호적인 판결이 나오면 애플과 닮은 제품이 만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밸류에이션 매력 충분"

반면 국내 전문가들은 '지금이 삼성전자 매수기회'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상황에서 향후 애플과 삼성의 상대 PER을 고려할 때 단연 삼성전자의 상승여력이 더 크다는 것.

곽현화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소동이 마무리 된 이후에 주가를 좌우하는 것은 밸류에이션이 될 것"이라며 "2011년 이후 평균대비 삼성전자 주가는 애플보다 싼 상태라는 점에서 분명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내 밸류에이션 매력 역시 크다는 평가다. 곽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이익비중이 23.6%까지 증가한 반면, 시가총액 비중은 22%에 불과해 삼성전자가 코스피 대비 저평가됐다"며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삼성전자가 코스피보다 매력적이라는 점에서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애플간 특허전 결과 역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게 불리한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인정되더라도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다수의 통신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어느 한 업체의 일방적인 승리로 모바일 패권이 좌우되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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