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최근 1년새 불량 대출자가 80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적은 저신용층에서 급증했다.
16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가계대출자 1667만6000명의 불량률은 올해 3월말 기준 4.78%를 기록했다. 불량률은 최근 1년간 채무 불이행으로 은행연합회에 통보되거나 3개월 넘게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대출자 비율로, 금융회사에 빚을 갚지 못하고 불량 대출자가 된 사람이 한 해 79만7000명 생겼다는 의미다.
주로 저소득자가 분포한 신용도 하위등급(7~10등급) 불량률이 약 18%로, 고소득자 위주의 상위등급(1~3등급) 불량률은 1%를 밑돌았다. 하위등급의 대출 불량률은 지난해 3월말 약 16%에 비해 1년만에 2%포인트 상승했다.
저소득층을 대거 불량 대출자로 몰아넣은 가장 큰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부실이다. 주택담보대출 불량률은 평균 2.49%지만 하위등급은 8등급(20.30%), 9등급(29.69%), 10등급(45.90%) 등으로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용시장 경색과 자영업자 급증으로 저소득층이 여기저기서 빚을 냈다가 집값 하락 폭탄을 맨 먼저 맞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달 대출자 6만2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여러 금융회사에서 빚을 낸 대출자)의 30.6%는 자영업자로 파악됐다. 자산관리공사는 특히 다중채무의 경우 5등급 이하 저신용층에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소득이 받쳐주는 1~4등급은 '4중채무'까지 견딜 수 있지만, 5등급 이하는 여러 곳에서 대출할수록 신용도에 직접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부실이 경기 변동보다 6개월가량 후행한다고 분석했다.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는 만큼 앞으로 부실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부실비율은 지난달 말 0.76%로 분기말 기준으로 2006년 9월 0.81% 이후 가장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