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 하반기 긴축경영 고삐 '바짝'
금융지주사들, 하반기 긴축경영 고삐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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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선포…전기세 등 비용절감 운동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투자를 억제하고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는 한편, 전기세까지 아끼는 등 긴축경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상반기 수익이 대거 급감한 가운데, 하반기 역시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등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하나·신한·우리)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5조85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9.6% 감소했다. 4대 지주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3조15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5%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와 조선업종 등의 업황 악화로 금융지주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늘린 것"이라며 "당기순익이 대폭 감소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 지주사별로도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금융시장 변화대응위원회'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이 낮아지며 국내외 금융환경의 불안정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지주 차원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됐다.

위원장은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위원으로는 15명 내외의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활동한다. 가동 뒤 총 31회에 걸친 회의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외화유동성과 자산건전성 현황 점검, 금융시장 주요 이슈별 대응방안 등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비용절감과 환경 친화적 경영을 위해 전 계열사가 자원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세부 내용으로는 △점심시간과 퇴근 시 사무실 전등 소등 △하절기 복장 간소화 △차량 5부제 등이 있다. 주력 자회사 하나은행은 최근 '하반기 영업전략회의'를 열고 고객기반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삼았다. 소매영업의 경우 상반기 수수료 수익 부진 등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 수익원 발굴에 집중키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3년 만에 고강도 긴축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지주사 차원의 대규모 투자는 최대한 억제하고, 외화채권 발행 등 유동성 확보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주 계열사들도 판관비 등 예산절감에 착수했다.

지난달 농협금융도 올해 경영목표인 당기순익 1조원 달성을 위한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했다. 비상경영계획 4대 방향으로는 △건전여신 확대 △비이자이익 확대 △리스크관리 강화 △일반경비 감축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은 영업수익 개선과 연체관리, 비용절감 정책도 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만큼 무리하게 순익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실 경영과 새 수익원 발굴을 통한 수익성 회복에 주력하며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 역시 하반기 금융지주사들의 경영여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도 지주사들의 이익모멘텀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유도 등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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