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比 0.4%, 전년동기比 2.4% 성장 그쳐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한국은행이 전망한 3% 성장률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4%, 전년동기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분기(0.9%)의 반토막 수준, 2009년 3분기 1%를 기록한 이후 33개월만의 최저치였다.
성장률 하락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영향이 컸다. 내수를 구성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의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 전환한 것. 민간소비는 전분기(1%)대비 0.5% 증가하는데 그쳤고, 설비투자는 6.4% 감소 전환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늘어난 영향으로 증가했으나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 국장은 "건설투자는 4대강 사업이 완료되고 정부 지출이 SOC부문에서 복지 지출로 전환되면서 향후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외여건 악화가 지속되며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분기 3% 증가했던 수출은 석유화학제품과 철강 등을 중심으로 0.6% 감소 전환했다. 무역수지는 흑자지만 전체 규모가 줄어든 '불황형 흑자'의 전형을 나타내고 있다.
주된 원인인 글로벌 경기부진과 유럽재정위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당장 내수부진과 수출 여건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이달 13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3.7%로 예상했던 것을 4월 3.5%로 내려잡은 후 다시 낮춘 것이다.
김 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이 2.6% 이므로 하반기에는 3.3% 정도의 성장을 해야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세계 경제는 비포장도로에 진입했고 얼마나 크고 작은 웅덩이들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중국과 미국 등의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상반기 2%대 성장을 했던 한국이 3%대 초중반으로 뛰어오르기에는 뚜렷한 동력이 없다"며 "대외변수들이 악화되는 데다 국내 투자·소비심리도 안좋은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의 저성장 국면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성장이란 미국 등 선진국처럼 경제규모가 커지면 일정 부분 받아들여야 하는 건데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그렇게까지 커졌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며 "국내 경제규모 상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