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윔블던] 황제의 귀환…페더러, 3년만에 우승
[2012 윔블던] 황제의 귀환…페더러, 3년만에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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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프러스와 최다 우승 기록 '타이'…메이저 대회 17회 우승 '금자탑'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황제가 3년 만에 귀환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3위, 스위스)가 '2012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패권을 탈환했다.

페데러는 8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4위, 영국)에 세트 스코어 3-1의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2009년 이 대회 우승 이후 최근 2년 연속 8강에서 탈락했던 페데러는 윔블던에서만 통산 7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올해 우승 상금은 115만 파운드(약 20억3천만원).

이로써, 페데러는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9번 결승에 올라 7번 정상에 오른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고,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횟수도 17회로 늘렸다.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10년 호주오픈 이후 약 2년6개월 만이다.

이날 경기에서 페더러는 먼저 머레이에게 1세트를 내줬다. 게임스코어 4-3으로 앞선 페데러는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10분 넘게 끌고 가는 지루한 승부를 펼쳤으나 끝내 브레이크 기회를 잡는데 실패했다.

고비를 넘긴 머레이는 페데러의 서브 게임을 따내 게임스코어 5-4를 만들었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마저 따내 1세트를 가져갔다. 페더러는 1세트에서만 16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좋지 않은 게임 내용으로, 승부의 추는 머레이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노련한 황제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페더러의 움직임은 2세트들어 확연하게 달라졌다. 포어핸드 공격이 살아나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6-5 상황에서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2세트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동률을 이룬 페더러는 3세트 들어서면서 머레이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페더러의 파상공세는 예상치못한 변수를 만나 멈춰야 했다. 게임스코어 1-1인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40-0으로 앞선 상태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져 센터 코트의 지붕을 닫느라 약 40분간 경기가 중단된 것.

객석에 앉은 영국의 테니스팬들은 '우천 변수'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다.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76년 만에 자국 선수의 우승을 기원하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비가 수세에 몰리던 머레이가 살아나는데 도움을 주기를 간절하게 바랐지만, 우천변수도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지는 못했다. 단비같은 휴식은 30세가 넘은 페데러에게 되레 유리하게 작용했다.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3-2에서 맞은 머레이의 서브 게임에서 강력한 포어핸드 스트로크로 상대의 숨통을 조였고, 이것으로 결정적 승기를 잡았다. 페더러는 3세트를 6-3으로 비교적 쉽게 마무리지었다. 자신감을 회복한 페더러는 4세트에서는 전성기 때의 기량에 버금가는 플레이로 머레이를 6-4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에는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의 '영국의 희망'을 향한 열띈 응원에도 불구 '76년의 한'을 푸는데는 끝내 실패했다.

특히, 머레이는 메이저대회 네 차례 준우승 가운데 2008년 US오픈과 2010년 호주오픈, 이번 대회 등 세 차례 결승에서 모두 페데러에 패하는 모진 악연에 또한번 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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