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파트 싫어" 조합원이 중소형 선점
"대형 아파트 싫어" 조합원이 중소형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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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뉴타운서 조합원 '중소형 쏠림'‥일반분양은 중대형↑

주택시장 침체로 재개발 사업 조합원들이 대형 아파트를 외면하고 중소형만 찾는 추세다.

이처럼 중소형 아파트를 조합원들이 선점하다보니 일반분양에 대형 아파트가 몰려 사업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합원 분양을 마쳤거나 앞두고 있는 서울 시내 대규모 재개발 구역에서 조합원들이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로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재 90% 가량 조합원 분양이 진행된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구역은 계약을 마친 조합원의 80% 이상이 85㎡ 이하의 중소형 면적을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다수가 구 30평대 초반의 중형 아파트를 계약했지만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를 고른 조합원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전체 1천702가구 중 600가구가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일반에 공급되는데 현재 추세라면 거의 절반 가량이 85㎡ 초과 중대형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중 한 곳인 현대산업개발의 한 관계자는 "요즘 중소형 평형의 선호도가 올라가고 중대형은 잘 거래가 되지 않다보니 조합원들이 30평대 초반 이하로 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역시 1천700가구가 넘는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3구역도 이달 초 조합원 계약을 코앞에 두고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림산업[000210]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들어보니 대다수가 전용면적 85㎡ 이하 평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를 출가시킨 노년층 주민이 많다보니 대형 평형의 수요가 적은 데다 가격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좀더 규모가 작은 재개발 구역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GS건설[006360]은 성동구 금호 13구역에서 총 1천137가구(전용면적 59~114㎡) 가운데 가장 면적이 큰 114㎡형으로만 33가구를, 동작구 상도 10구역에서 426가구(59~146㎡) 중 역시 가장 넓은 146㎡형으로만 47가구를 각각 연내 일반분양키로 했다.

과거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는 고급 중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매매시장이 위축되고 경제 여건이 불투명해지자 조합원들이 먼저 중소형부터 싹쓸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반분양이 남은 중대형 위주로만 진행될 경우 수요자들의 외면으로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조합과 시공사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분양한 마포구 아현3구역(아현 래미안푸르지오)은 조합원 2천338명 중 93%인 2천180명이 85㎡ 이하로 쏠리는 바람에 일반분양에서 다소 고전을 겪어야 했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 결과 85㎡ 이하는 전 평형 순위 내 청약마감된 반면 114㎡형은 대거 미달 사태를 빚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조합원들이 무조건 대형부터 가져갔는데 요즘은 중소형부터 챙긴다"며 "그러다보니 저층이나 대형 아파트만 일반분양에 많이 나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조합과 협의해 중소형 가구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거나 일반분양 가격을 낮추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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