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노조, 집단행동 불구 내부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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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산은 민영화 반대"…산은노조 "절대 반대 아냐"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서미선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임금인상 등 산별 임금단체협상의 조속한 체결과 관치금융 철폐를 앞세워 '총파업'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노조는 은행별 이해관계에 따라 세부 사안에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금융산업별 임단협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오는 11일 전체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과반수 이상 찬성시 이달 30일 하루 총파업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는 하루 총파업을 시작으로 내달 1~9일까지 정시출퇴근, 중식시간 및 휴가 동시사용 등의 태업에 돌입하고, 내달 13일 2차 파업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노조가 산별교섭 최종결렬을 총파업 배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농협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경영이행약정(MOU),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둔 시점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들을 분위기 쇄신점으로 삼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금융노조의 노선에 대해 각 은행지부마다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 집단행동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실제로 산업은행 노조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서는 반대 의지를 분명히 표명하고 있지만 산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민영화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한 산은 노조 간부는 "금융노조와 '산은지주 민영화 반대' 노선을 공유하는 것은 맞지만 원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산은 민영화가 고용 불안 등과 같은 정당한 파업 사유인지는 좀 더 검토해봐야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우려가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산은 민영화는 별개 문제라는 것.

이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사례와 유사하다. 외환은행  인수 전 하나은행 노조가 피인수를 결사 반대한 외환은행 노조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노노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나은행 노조는 아직까지도 금융노조 측과 정보교류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노조는 현재 KB금융의 우리금융 합병 가능성을 포함한 우리금융 민영화를 원천 반대하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노조측은 두 은행간 중복점포수가 70%에 달하고 우리은행 부실 여신 잔량이 막대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은행간 인수합병(M&A)시 인수자 노조와 피인수자 노조간 싸움이 치열했던 것을 감안하면 노조간 입장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는 KB-우리금융-산은간 '삼각빅딜'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간 M&A가 여러차례 진행되면서 노조간 싸움도 치열했다"면서 "은행노조들이 대외적으로는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례를 살펴봤을 때 은행과 은행들이 합병하게 될 경우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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