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0.9% 지분으로 그룹 전체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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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지분 전혀 없는 계열사 86.2%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쥐꼬리'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10대 그룹 총수의 지분은 올해 처음 1% 미만으로 떨어졌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및 소유지분도에 대한 정보공개'에 따르면 2012년 4월 기준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43개)의 내부지분율은 56.1%로 전년 동기 54.2%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지분율은 계열회사 전체 자본금 중 총수·친척·임원 및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등이 보유한 주식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내부지분율 증가의 내용을 살펴보면 총수일가(총수 및 친족)의 지분은 감소한 반면 계열회사 지분율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올해 4.17%(총수 2.13%, 친족 2.05%)로 전년 동기 4.47%에 비해 0.3% 감소했지만 계열회사지분율은 올해 49.55%로 직전년 47.36% 대비 2.19% 증가했다. 총수일가의 내부지분은 감소하고 계열회사의 내부지분은 증가하는 이같은 추세는 최근 20년 간 지속된 것이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을 살펴보면 총수의 지분은 1993년 3.5%였던 것이 1999년 1.8%로 2% 미만으로 떨어지다 올해는 0.94%로 처음으로 1% 미만으로 감소했다. 반면 계열회사의 지분은 93년 34.9%였던 것이 1999년에 46.6%로 40%대로 진입했고 지난해 50%를 처음으로 돌파 후 올해의 경우에는 52.77%를 기록했다.

이러한 대기업집단의 구조는 총수일가의 지분이 전혀 없는 계열회사들을 양산하는 형태를 고착화시키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총수가 있는 43개 대기업그룹 소속 계열사 1565개 중 총수의 지분이 하나도 없는 회사는 1349개사로 86.2%를 차지하고 있고 총수일가 지분이 없는 회사로 따져봐도 1139개로 72.8%의 비중이다.

한편 총수가 있는 대기업그룹에서 총수일가에 대한 견제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은 34.0%(기관 17.8%, 외국인 16.2%)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총수가 기업집단 전체 계열사의 경영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영역 잠식 우려나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가능성 등이 상존한다"며 "출자·소유구조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시장압력 강화와 기업 경영에 대한 내·외부 견제시스템(공시제도) 강화 등 맞춤형 정책을 지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그룹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7월 채무보증현황을 시작으로 8월에 내부거래현황, 9월에 지배구조현황, 10월에는 지주회사현황 등을 연이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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