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발언 때문에…금융당국자들 '진땀'
대공황 발언 때문에…금융당국자들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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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정책국장 "위기 극복 취지" 해명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대공황 발언' 이후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자들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위기 극복이라는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7일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열린 '새로운 자본주의, 새로운 금융정책, 그리고 자본시장의 새로운 역할'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고승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해외 경제 상황에 대해 발표하기 전 "김석동 위원장이 얼마 전 '지금 위기는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너무 위기를 과장하는 게 아니냐 지적도 있는데 이는 사실과는 다른 것 같다"며 "그 때 대공황 이후 말씀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준비를 잘해서 큰 문제없다. 앞으로도 이 위기를 잘 넘기자' 이런 얘기였는데 앞부분만 나가고 뒷부분은 잘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이라고 진단한 뒤 위기를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후 고 국장은 "제가 김석동 위원장 대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한 뒤 "더운데 이것 좀 벗고 하겠습니다"라며 양복 상의를 벗고 발표를 이어갔다.

사실 대공황 발언에 '진땀'을 흘린 당국자는 고 국장 뿐만이 아니다. 앞서 권혁세 금감원장도 지난 7일 방송에 출연해 "(금융위기가)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가 서둘러 진화에 나서야 했다.

김 위원장은 비관론, 권 원장은 낙관론으로 금융당국 두 수장이 경제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권 원장은 "대다수 국내외 경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사실에 근거한 관련 통계자료를 인용한 보편적인 발언"이라며 "세계경제 둔화 장기화에 대한 충분한 준비는 필요하나 지나친 위기의식이나 과민반응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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