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 공시' 골프존, 현금 많은데 차입?
'불친절 공시' 골프존, 현금 많은데 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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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차입 결정…청담동 토지매입과 '묶음 공시'
"시장 우려 낮추기 위해 사업 속도 조절 필요"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 "단기 차입금 증가 공시는 호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한 개인투자자)

골프존이 650억원 단기 차입금 결정 공시로 시장의 '엉뚱한 오해'를 빚었다. 최근 잇따른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도 막대한 현금력이 우려를 상쇄시켰는데 은행권에서 왜 돈을 빌리냐는 것.

25일 코스닥 시장에서 골프존은 전거래일보다 1.74%(1000원)내린 5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가 1%대 하락하며 장 분위기도 않좋았지만 주된 약세 요인은 전거래일인 지난 22일 단기 차입 결정 공시가 컸다. 장마감 공시를 통해 골프존은 시설자금 투입 목적으로 650억원을 은행권에 빌리기로 했다. 지난해 자기자본대비 18.67%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금이 많다던 골프존이 은행권에 차입에 나서자 자금 조달 능력에 문제가 생겼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었다.

하지만 골프존의 이 공시는 사실 지난 5월31일 신일건업이 보유한 청담동 토지 및 건물 735억원 매입 공시와 일종에 '묶음 공시'다. 골프존은 건물 매입에 앞서 600억원 가량을 이미 은행권에서 차입하기로 했고 이 규모에서 50억원 가량이 늘어났다. 알려진 차입 조건은 4%대 금리로 정해졌는데 연간으로 따지면 30억원의 이자료가 발생한다.

이 건물을 매입할 경우 골프존은 연 40~45억원 가량 임차료 절감 효과가 생긴다. 이를 계산하면 오히려 5억~8억원 가량 플러스 요인이 생긴다.

때문에 증권사들도 차입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금 대신 차입금을 결정한 것은 주주입장에서 잘한 결정"이라며 "만일 회사 재무구조가 좋지 않을 시 차입이라면 문제가 있지만 현금력도 좋고 이 자금이 주주입장에서 본원적인 투자가 아닌만큼 외부에서 끌어온다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골프존 공시가 불친절했던 이유는 대략 두 가지다. 먼저 제출된 공시상 은행권 차입과 시설자금 마련이라는 설명 이외 청담동 부지 매입건을 따로 언급하지 않아 앞서 투자자들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또 최근 골프존이 잇따른 사업 확장에 대해 시장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과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사옥 매입 발표 후 거래일인 지난 1일과 4일 주가는 각각 3%, 6% 하락마감했다.

골프존은 지난해 중순 이후 해외 및 신사업 투자, 부동산 매입 등 관련 현금 관리 우려로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청담동 토지 및 건물 735억원 매입금과 해외투자, 오프라인 매장 등 올해 투자 예상액은 1000억원이다.  현금보유액은 2400억여원에서 올해 말에는 1700억원으로 줄게 된다.

또 지난해 ELS투자에 나섰다고 수백억원 손실을 본 데 이어 사업 다각화를 위한 선운산 골프장 인수 소식에 단기적 주가 급락 현상도 발생했다. 모두 골프존이 영위 중인 공격적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감이 커진 반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골프존은 주위 평가를 보면 너무 '호불호' 갈리고 있다"며 "분명히 현금은 충분하지만 ELS 손실, 골프장 인수, 사업 다각화 우려 등 계속 시장에서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만큼 시장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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