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제자유구역 아파트, 1/3 '법원 行'
인천 경제자유구역 아파트, 1/3 '법원 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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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급락 불구 정상거래는 힘들 듯"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분양당시 수십대 일의 경쟁을 보이며 달아올랐던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송도, 영종 신도시 아파트가 각종 개발계획과 기반시설 조성이 무산되면서 법원경매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12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2009년부터 인천 신도시 3개 지역의 경매물건을 조사한 결과 이 지역 경매물건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영종지구는 2009년 15건에서 2011년 120건으로 8배 증가했으며 송도지구 역시 2009년 29건에서 95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5개월 간 경매 물건 수가 각각 58건(영종), 53건(송도)으로 집계돼 현 추세를 감안하면 전년 경매량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청라지구는 아직 경매로 나온 물건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3연륙교 건설이 무산된 데다 기반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최근 입주거부 사태를 보인 영종지구에는 아파트 단지의 무더기 경매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영종 어울림2차' 아파트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45건이 경매로 나온 상태다. 전체 160가구 중 1/3가량이 경매에 나온 셈이다.

한 집이 두 번 이상 경매에 붙여지는 수난을 겪은 사례도 6건이나 된다. 실제로 송도지구의 전용 116㎡의 '송도 더샵 퍼스트 월드' 아파트는 지난해 1월 감정가 6억40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다가 취하된 바 있다. 게다가 같은 해 12월 1년도 채 안 돼 다시 법원경매 시장에 등장했는데도 감정평가액은 무려 9000만원 떨어진 5억5000만원이었다. 결국 지난 3월 4억720만원에 낙찰됐다.

송도지구의 전용 115㎡의 '풍림아이원 1단지' 아파트도 2009년 12월 감정가 7억원에 경매에 나왔다가 취하된 후 지난해 10월 1억3400만원 하락해 감정가 5억660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감정가의 71%인 4억119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신청과 취하, 재신청이 반복되는 이유는 집주인이 경매에 내몰리는 것을 막아보려 애를 썼지만 시장 사정이 더욱 악화되자 버틸 여력이 없어지면서 손을 들어버리는 것이다. 채무자인 집주인으로써는 높은 가격에 낙찰되길 바라지만 가격 하락으로 감정가 자체가 낮아지는 바람에 형편없이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것이다. 특히 높았던 분양가격에는 절반 정도 밖에 미치지 않는다.

낙찰가율 역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영종지구 낙찰가율은 2009년 81.4%에서 무려 24%P 떨어진 57.4%를 기록하며 전국대비 최저치를 보였다. 영종지구 낙찰가율은 인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73%,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75% 보다 낮다. 영종지구와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2009년 비슷했으나 2012년에는 20%P 이상 차이가 났다.

앞으로 경매 진행이 예정된 물건 가운데도 경매가가 감정가에서 반 값 이하로 떨어진 물건이 대거 포함됐다. 영종지구 '영종어울림 2차(전용 148㎡)'는 3건이 경매 예정에 있다. 이 아파트는 이미 2번 유찰되면서 감정가 6억원에서 반 토막 난 2억9400만원에 경매된다. 송도지구 '아이파크(전용 102㎡)'도 감정가 6억3000만원에서 2회 유찰돼 3억2130만원 낮은 3억870만원에 반액 세일될 예정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대출 이자 압박에 못 이긴 집주인들이 급매물로 아파트를 내놓고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급매물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아파트 값만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해 경매로 내몰리는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며 "경매 물건이 많아질수록 일반시장의 정상거래는 어렵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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