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시장도 '양극화'…중소형만 '생존'
아파트 경매시장도 '양극화'…중소형만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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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 위주 시장 재편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법원경매 아파트에 대한 입찰자들의 선호도가 중소형 물건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4일 법원경매정보 전문기업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법원경매에서 배당이 완료된 아파트 11만9686개 중 73.71%(8만8215개)가 건물면적 84.96㎡(약 25.7평) 이하의 소형물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6개월 동안 경매에 참여해 낙찰대금 지불 및 실제 소유권 취득까지 마무리한 입찰자 4명 중 3명이 소형물건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실제 배당완료 전체 건수 중 5만3394개(44.16%)가 건물면적 33.07~66.12㎡(약 10~20평)대 물건으로 소형물건 중에서도 실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몰렸다. 이어 건물면적 66.13~84.96㎡(약 20~25.7평)대의 물건 비중이 23.95%(2만8665개)로 조사됐다.

반면 배당완료 건수가 가장 적은 것은 건물면적 198.36~264.46㎡(약 60~80평)면적의 대형물건으로 나타났다. 이 면적에 해당하는 물건은 총 567건(0.47%)만 배당됐다. 대형물건에 속하는 264.47%(약 80평) 이상 물건이 총 6655개(5.56%), 161.99~198.35%(약 49~60평)대 물건이 총 2212개(1.85%) 배당완료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아파트 경매 시장이 철저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실제 경매시장에서 낙찰 후 대금을 미납하거나 취하, 불허 등의 이유로 경매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배당완료 결과는 입찰자들의 실질 수요를 가늠케 한다"며 "아파트를 소유 개념이 아닌 거주 및 이용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굳이 되팔 필요가 없는 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면적별 아파트물건 낙찰가율도 소형물건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말 기준 면적별 아파트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물건은 건물면적 33.07~66.12㎡대 물건으로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낙찰가율 96.1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94.66%의 낙찰가율을 기록한 바 있으며 올해 들어 쏠림 현상이 심해져 감정가액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낙찰되고 있다.

나머지 면적대 물건들의 낙찰가율도 배당이 완료된 물건들의 비중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건물면적 33.06㎡ 이하 물건의 낙찰가율은 88.92%로 33.07~66.12㎡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으며 66.13~84.96㎡대 물건의 낙찰가율이 89.21%로 뒤를 이었다.

대형물건의 경우 낙찰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가율이 가장 낮은 물건은 건물면적198.36~264.46㎡에 해당하는 물건으로 낙찰가율(69.32%)이 전체 물건 중 유일하게 70%를 넘지 못했다. 반면 초대형물건에 속하는 264.47㎡ 규모의 물건 낙찰가율이 78.65%로 더 높았다.

초대형아파트의 경우 가격 단위가 크기 때문에 같은 저감율이 적용돼도 실제 하락하는 가격이 적지 않아 가격 메리트를 감안하면 투자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대홍 팀장은 "소득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그 여파가 경매시장에도 미치고 있는 양상"이라며 "면적은 직간접적으로 아파트 가치와 연결되는 만큼 향후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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