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은행, 장기 고정금리대출 출시 '머뭇머뭇'
빅3 은행, 장기 고정금리대출 출시 '머뭇머뭇'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진 미미하고 자산확대에 불리
주택금융公 "MOU 예정 은행 없다"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최근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주택금융공사와 손잡고 최대 35년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 가운데 나머지 은행들도 출시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택금융공사와 유동화조건부 내집마련 대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장기 고정금리 적격대출 상품을 출시한 곳은 SC은행과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 2곳이다. 이어 이달 15일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공사와 MOU를 체결하고 내달 출시를 목표로 상품을 개발 중이다.

적격대출이란 은행이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주택금융공사는 은행의 대출채권을 매입해 주택저당증권(MBS) 형태로 유동화하는 10~35년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금리는 연 4% 후반대다.

하지만 국민·우리·신한은행 등 이른바 3대 시중은행은 장기 고정금리대출 출시에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이다. 이들 은행은 "현재 적격대출 출시를 검토 중이며 상반기 중에 공사와 MOU를 맺고 상품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 측은 현재로서는 추가로 MOU를 맺기로 예정된 은행은 없다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은행들을 대상으로 상품 설명회를 여는 등 적격대출 출시 후 시일이 꽤 지났다"며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들이 적격대출 출시를 놓고 고민하는 이유는 이 상품의 마진이 1%포인트 이하로 미미하고 고객 수요도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적격대출은 은행이 대출을 하고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하는 형태라 은행 입장에서는 자산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지난해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확대하라고 요구한 바 있어 전 은행권의 적격대출 출시는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은 2~4%대다. 오는 2016년까지 당국이 제시한 30% 수준을 맞추려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은행 대출채권을 MBS로 유동화해주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도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것보다 조달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