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들, 부실 저축銀 매각 '구원투수'?
국책은행들, 부실 저축銀 매각 '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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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銀 "전혀 관심 없다"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인수자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거론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난색을 표하면서 새 주인을 찾기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솔로몬·미래·한국·한주저축은행 등 최근 영업정지 된 4개의 저축은행 매각주관사 및 통합 법률자문사를 선정하기 위한 공고를 내고, 지난 18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아직 매각방식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개별매각 및 패키지 매각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중이다. 저축은행 매각 절차에는 속도가 붙었지만 대형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을 누가 인수할 지가 문제다.

끝까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예보가 해당 저축은행을 파산시키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기존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2.5% 수준의 약정이자를 받아야 하는 등 고객 피해가 막심해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대 금융지주사가 작년처럼 저축은행 1곳씩 인수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부터 1곳씩 인수한 부실 저축은행들을 영업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추가인수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에 만약 금융지주사들이 막판까지 저축은행 인수를 거부할 경우, 금융당국은 남은 1~2개의 저축은행을 기업·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정책의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외부적 요인과 민영화를 앞두고 시장경쟁력 확보라는 내부적 요인이 맞물리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이들 국책은행들은 저축은행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주목적으로 설립됐다"면서 "저축은행 인수는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우식 산은금융지주 부사장도 "시중은행들도 관심없는데 우리가 관심있겠냐"고 되물었다.

또한 국책은행의 부실 저축은행 인수의 경우 결국 공적자금 투입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혈세낭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영업정지된 대형저축은행들을 인수하겠다는 금융사가 나오지 않으면 결국 지주사나 국책금융기관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대형 금융사들이 저축은행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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