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진단] 하반기 중동 건설시장 볕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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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동 악재 상반기에 마무리"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올해 대형 건설사들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가능케 했던 해외수주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상반기가 끝나는 현 시점에서 대형 건설사의 해외 수주 목표 달성률은 고작 7%에 불과한 실정.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올해는 다를 줄 알았는데..."

14일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그간 중동건설시장은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아 왔다. 지난 2005년 한해 발주량만 무려 159% 성장하며 지난 2010년까지 매년 2000억달러가 넘는 시장으로 성숙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중동지역의 정치불안으로 발주가 크게 줄었다. 하반기 터진 유럽 재정 위기도 복병이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잇따라 내놨었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8년 위기때와 비교하더라도 당시보다 강한 유가 수준, 중동국가들의 재정 지출 확대, 풍부한 재정 여력, 자산 버블 위험 등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이라크가 연립정부를 출범하며 정치적으로 안정돼 발주 시장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고 정부 역시 해외프로젝트 및 동반성장 지원정책을 약속한 점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형사들은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ENG,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6개 대형사의 해외수주 합계는 38억달러로 연초 목표치의 7%에 불과하다.

우려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연초 10만원선을 넘본 GS건설은 7만7000원까지 급락했고, 1만1000원선이 강했던 대우건설은 현재 8700원대로 떨어졌다. 현대건설도 8만원선에서 6만6000원까지 주가가 내려온 상황이다.

◇"현재 '비중확대 적기'"

올들어 현재까지 중동 주요국 건설 수주액은 11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2% 급감했다.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돼 대형 건설사들로서는 '먹을 게 없는 시장'이었다는 게 상반기 평가다.

특히 중동발주 시장의 '키플레이어'는 엑손모빌 등 '국영석유회사(NOC)'와 사우디 아람코 등 국제민간석유회사(IOC)인데 이들 모두 투자의사 결정을 지연하고 있다는 게 컸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일-가스, 석유화학 프랜트 발주가 투자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데 중동정부나 MOC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사회간접시설이나 산업시설이 보다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중동 투자를 계획했던 IOC들도 NOC의 텃세에 밀리며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의 경우 기대를 걸어볼만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단 중동시장에서 늦어지는 정책결정에 따른 수주 미확보는 차츰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쿠웨이트 정유 플랜트, 사우디 지잔 등 건설업체 선정이 시작되고 있다"며 "이 모든 프로젝트 발주처는 NOC로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중동 시장의 수주세가 살아나는 동시에 2~3분기 해외수주 모멘텀을 집중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1분기 실적 역시 예상 수준에 부합하는 실적이 나와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수주 감소에 대한 우려로 최근 주가는 급락했지만 실적, 신규 수주 등 펀더멘털은 양호하고 밸류에이션 매력도 있어 오히려 지금은 비중확대 적기라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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