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부족' 노린 증권범죄 1년간 2천3백억, 원인은?
'정보부족' 노린 증권범죄 1년간 2천3백억,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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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코스피 40%·코스닥 24% 종목만 커버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정보부족을 노린 증권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전체 상장종목의 70% 이상을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 내부에서도 중소형주 전담 애널리스트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종목 절반, 1년간 보고서 '0건'

11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법인 총 665곳의 지난 1년간 보고서 유무를 확인한 결과 단 1개의 보고서도 나오지 않은 종목이 349곳으로 절반(52.48%)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투자의견 없음(Not Rate)' 보고서가 53곳(7.97%)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대로 된 보고서가 나오고 있는 종목은 263곳(39.55%)에 불과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총 875곳의 종목 중 지난 1년간 단 한 번도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종목이 450곳으로 51.43%에 달했다. 투자의견 없음 보고서도 216곳(24.69%)이나 돼 커버리지 종목은 209곳(23.88%) 뿐이었다.

문제는 이처럼 정보가 부족한 종목의 경우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적발된 불공정거래 건수는 33건. 이들은 개인투자자가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허위소문을 퍼뜨리거나 펀더멘탈 이상 주가를 띄워 차익을 노리는 수업으로 개미투자자들에게 총 2297억원을 강탈했다.

상장주식에 대한 정보제공을 내세워 일반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주식카페나 증권방송 역시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월 한 인터넷 포탈사이트 주식카페 운영자는 주식을 먼저 매집한 뒤 카페 회원들에게 해당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하는 수법으로 6억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이 드러났다.

또 증권방송전문가로 자처한 케이블 TV 소속의 A씨는 미리 매집한 주식을 추천하고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2억87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은 카페 추천이나 방송의 내용이 허위정보라도 증권사 보고서 등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기에 걸려들게 된다"며 "투자자들은 중소형주 정보를 정규적으로 얻을 수 있는 루트가 없어 이런 곳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현실적 유인책 필요"

이처럼 정보부족을 노린 범죄가 늘어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보고서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리서치들은 중소형주 커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일부 증권사 리서치의 경우 중소형주를 전담으로 하는 '스몰캡팀'이 있지만 대형 증권사마저도 담당 인력이 5명 안팎에 불과해 코스닥 50종목을 따라가기도 벅찬 상황이다. 대다수 중소형증권사들은 아예 스몰캡 담당을 두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소기업 보고서가 많았지만 오히려 축소되는 분위기"라며 "인력운용 상의 문제도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변동성이 워낙 크다보니 보고서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권업계 역시 중소형주 보고서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며 "제도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코스닥을 많이 커버하고 있는 증권사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등 현실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병철 한국거래소 코스닥매매제도 팀장도 "증권사들이 중소형주 전담 애널리스트를 양성하도록 유인책을 주거나 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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