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위급, 대규모 예금 인출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퇴출을 앞둔 저축은행에서 소위 '알 만한'사람들이 퇴출 전 예금을 인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민들에게는 예금자보호법을 내세워 예금인출 자제를 당부해왔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9일 금융업계와 일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 임원 등 금융당국의 고위공직자들이 본인과 가족명의로 보유 중이던 저축은행의 예금을 지난해 인출했다.
지난 3월 발표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12년 금융위·금감원 고위공직자 정기재산변동사항 내역'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부인과 장녀 명의의 솔로몬저축예금 계좌에서 각각 2700만원, 1050만원을 인출했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모친 명의의 솔로몬저축은행 예금액 전액인 3000만원을 인출했으며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부인 명의의 솔로몬저축은행 예금 전액인 4500만원을 모두 인출했다. 박수원 금감원 감사도 본인과 부인 명의의 솔로몬저축은행 예금 전액인 3000만원과 5000만원을 모두 찾아갔다.
솔로몬저축은행은 5000만원 이상 예금을 보유한 VIP 고객들에게 영업정지 직전 미리 전화를 걸어 예금인출을 권유한 사실도 드러났다.
9일 한 방송보도에 따르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은 고액예금자 인출을 권유한 것을 시인했다. VIP들이 솔로몬 측의 인출 권유전화를 받은 시점은 지난 2일로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나흘 전이다.
이에 대해 해당 저축은행의 예금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 예금자는 "부산저축은행 때도 퇴출 정보를 미리 알고 뺄 사람은 다 빼더니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이제 더 이상 저축은행에는 믿고 돈을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예금보험공사 측은 "이 사장의 솔로몬저축은행 예금액 인출 시점은 지난해 4월"이라며 "해당 저축은행의 부실을 예상하고 한 조치가 아니라 저축은행과 관련한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예금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