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대 백화점 상품, 비싼 이유 있었네!
수십만원대 백화점 상품, 비싼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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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제품 평균 판매수수료 35%↑
입점업체가 재고처리 비용 부담

[서울파이낸스 김효선기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백화점 상품에 대한 '가격 거품'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판매 수수료는 물론 입점업체의 재고처리 비용 부담까지 상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유통구조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여성복을 비롯해 주요 백화점에 납품되는 패션제품 브랜드들의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35%가 훌쩍 넘는다. 인테리어 비용이나 판매사원 인건비 등 유지비도 옷값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팔지 못한 재고 처리 비용도 옷값의 일부에 포함돼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유통구조의 허점이다. 자체 생산시설이 있는 제일모직이나 LG패션 등 대기업 패션업체를 제외하면 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한 패션업체가 옷을 만드는 제작과정은 최소 5단계다. 제조과정이 복잡해질수록 옷값은 더 비싸진다.

이 때문에 패션업체들은 옷값을 비싸게 매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제작 원가만 보면 가격은 큰 차이가 없지만 브랜드 값과 백화점에 부당하게 지불하는 수수료 차이가 크다"면서 "재고 부담이 옷값에 포함됐기 때문에 당연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박영수 한국패션협회 차장 또한 "35%의 높은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판매사원 임금까지 모두 입점업체 부담"이며 "경영과 재고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감안해서 가격을 책정 한다"면서 "패션은 단순히 옷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류 가격의 가격 정보를 공시해 비싸게 가격을 매기는 의류업계의 유통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옷값에 낀 거품을 빼는 데 얼마의 효과를 낼 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순천 조선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의류업체들이 백화점과의 협상에서 수수료 인하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백화점 측도 이를 수용한다면 옷값은 낮아질 것"이라며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과 파리나 밀라노처럼 패션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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