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증권사 영업전략?
'너도나도'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증권사 영업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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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들 '잠잠'…'투자 유인책' 비판도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지수상승을 견인하면서 증권사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가 조정이 정밀한 분석이 아닌 투자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말부터 130만원 고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19일 67만2000원으로 2년래 최저점을 찍은 뒤 9개월만에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우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도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9월 12%대였던 시총 비중은 현재는 17%대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에 대해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지수를 산정해 원래 코스피와의 차이(스프레드)를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는 1916포인트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급등세는 스마트폰 판매 등 실적호조 기대감이 주된 요인이지만 증권가의 '장밋빛' 보고서 역시 주가 급등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달 23일 BOA메릴린치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50만원에서 33% 높인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사의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애플과 시장점유율 격차를 점차 좁혀갈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국내 증권사들도 앞다퉈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 러시에 동참 중이다. 최근 대신증권이 180만원, 한화증권과 LIG투자증권이 170만원, 동양증권이 160만원, KDB대우증권이 150만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호평 일색의 보고서에 주의를 기울여야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인책일 수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삼성전자가 위기극복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 이후 삼성전자의 급격한 상승세는 짚어내지 못했던 리서치가 최근들어 갑자기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것은 영업일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혹평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동안에도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한 삼성전자의 경우 목표가 상향러시에 따른 '징크스'를 경험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요인다.

지난 2000년 6월 세종증권(現 NH농협증권)이 삼성전자 주가가 35만원 수준이었던 상황에서 100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직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 4개월만에 12만원까지 내려갔다. 2년뒤인 2002년 2월에는 신영증권이 또다시 삼성전자 목표가를 100만원으로 내걸었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했으며 2004년 4월에도 CSLA가 100만원을 제시했지만 역시 떨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삼성전자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코스피지수와의 스프레드가 매우 빠른 속도로 확대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평균을 회귀할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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