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이전 수혜지역은 어디?
올해 대기업 이전 수혜지역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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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대기업 이전은 통상 지역 주택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 직원들의 높은 소득수준에 따른 주택 구매력과 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교육환경과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차별성을 갖추게 된다. 특히 공장 등 생산 설비가 함께 이전하는 곳은 고용 유발효과도 커서 지속적인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집값도 오르게 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대기업 이전에 따른 주택시장의 성장 사례를 살펴보고 향후 대기업 본사와 계열사의 이전이 예정된 곳을 조사했다.

대기업 이전하면 주거환경 달라져
대기업 이전에 따른 지역 경제 성장 효과가 크게 나타난 곳은 포항과 울산이 대표적이다. 1970~8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포항, 울산, 구미, 광양 등 지방 공업도시들이 급성장했다.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에 입사 후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각 공업도시 별로 직장과 근거리에 위치해 대기업 직원들이 모여 사는 지역은 서울 부럽지 않은 지역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다.

포항은 197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주춧돌이 된 포스코가 위치하고 있다. 포스코는 임직원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990만㎡, 6000여 가구가 거주하는 대규모 주택단지 '지곡 주택단지'를 조성했다. '지곡 주택단지'는 기업의 지원 아래 조경시설과 잘 갖춰진 도로망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포항 제철초·중·고교, 포항공대로 이어지는 최고의 학군까지 갖췄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공장이 인접한 양정동과 염포동 일대를 중심으로 현대 임직원 주거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그룹이라는 지역 경제기반 덕분에 2010년 기준 1인당 소득이 1627만원으로 전국 최고 소득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을 기반으로 울산의 주거환경과 소비 수준 또한 높아졌다. 양정동과 염포동은 태화강을 배경으로 울산 여타 지역과는 차별화된 지역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수원, 파주, 화성 등이 대기업 이전 효과를 본 대표적인 지역이다. 수원 삼성전자, 파주 LG LCD산업단지, 화성 삼성 반도체 및 협력업체 등이 이전하면서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지역의 주택시장이 성장하고 임대시장도 발전했으며 상권이 활성화됐다. 특히 수원, 화성은 대기업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월세 등의 임대가격이 최근 2~3년간 꾸준히 올랐고 소형아파트, 오피스텔 등 임대 목적의 투자 수요도 증가했다.

대기업 거주지 '인근 지역보다 집값 비싸'
대기업을 유치하면 주거환경 개선과 수요 증가 효과가 발생하고 인프라와 커뮤니티가 차별화되면서 주변 지역에 비해 집값도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공업도시인 포항, 울산, 구미, 수원 등 대기업 직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洞)의 3.3㎡당 평균 아파트 가격은 상위 행정구역(市)보다 높았다. 포항 지곡동은 34% 정도, 구미 관평동은 40%가량 단위당 아파트 가격이 상위 도시보다 비싼 편이다. 수원 매탄동도 아파트 가격이 단위당 100만원가량 상위 도시 평균가격보다 높다.

이에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대기업 직원들이 거주하는 지역들은 직주 근접성이 우수하고 대기업 직원들이 운집해 만들어낸 차별화된 주거환경과 커뮤니티의 영향이 컸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업 이전 예정으로 주택 가격 회복이 전망되는 곳
대한전선은 2017년까지 본사와 계열사 10여 곳이 안양으로 이전한다. 기존 대한전선 안양공장이 있던 관양동에 첨단R&D센터, 업무시설, 아파트, 복지시설 등 주상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평촌 스마트스퀘어'로 명명된 이 지역은 최첨단 산업 및 주거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해당부지는 서울지하철 4호선 평촌역과 가깝고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쉽게 연결돼 향후 지역아파트 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전선은 안양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복합단지 입주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부지를 공급하고 지역민들을 위해 공원과 복지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은 계열사 및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택 고덕신도시에 2016년까지 기존 수원사업장의 2배가 넘는 신수종사업(태양광전지·의료기기·바이오제약·LED·자동차 전지 등)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동탄신도시에 2014년까지 총 34조원을 투입해 100만평 부지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주하는 삼성반도체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직원들을 포함하면 10만명을 훌쩍 넘어 향후 평택, 동탄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더불어 이달 서울 상일동에 직원 8000명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본사가 이전을 앞두고 있어 주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권에 활기를 불어놓고 있다.

LG전자는 2014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수처리 생산라인을 평택에 지을 계획이다. 평택은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하지만 경기도 타 지역에 비해 공장부지가 많고 2시간 이내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길목이고 평택항이 있어 물류 운송여건도 좋다. 현재 평택 아파트시장은 최근 몇 년간 아파트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해 산업단지 개발이 가시화되면 평택 아파트 가격 상승도 기대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월 인천 청라자유구역에 '하나금융드림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총 34만㎡ 규모로 이곳에 본사와 금융 R&D센터, 금융전문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연수시설, IT센터, 물류센터 등 핵심 전략 기반 시설들을 통합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술관과 박물관, 공연장, 체육관과 같은 각종 문화체육시설과 어린이집 등을 건립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나금융드림타운'은 내년 상반기에 1단계 공사를 시작하며 2016년까지 2단계로 조성된다. 하나금융그룹 유치소식이 전해진 청라지역 아파트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밝아 보인다.

이전시기 중요…계획 지연 시 '낭패'…현장 조사 필수
대기업이 전해 내려간 곳은 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이 크게 개선돼 주거환경이 좋아지고 주택 거래 회복과 가격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주택 거래가 활발해져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늘면서 환금성이 좋아진다. 오피스 외의 생산시설도 대규모로 이전하게 될 경우 지속적인 인구유입이 가능해진다. 입주자들의 소득기반이 탄탄해 아파트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일자리가 풍부해지고 전월세 임대수요도 증가해 원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과 같은 수익성 부동산의 투자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에 서성권 연구원은 "대기업 본사나 생산라인의 이전 계획이 발표되면 주택 부동산 시장에 그 효과가 선(先)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오를 수 있어 투자시기를 잘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전 계획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하니 신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최종 투자 시에는 가격 비교와 함께 현장 답사를 반드시 거쳐야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전계획과 진행 상황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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