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등은 없다?…투자자들, 막강 후발주자에 '관심'
영원한 1등은 없다?…투자자들, 막강 후발주자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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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새 트렌드로 급부상

[서울파이낸스 장도민기자] 최근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로 인해 각 분야에서 선두 업체를 위협하는 후발주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절대적인 점유율을 앞세워 업계 1위 기업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해 나가는 기존 경쟁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이같은 분위기는 주식시장으로 확산되며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양·삼양 등 '2등의 역습'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새 국내 커피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했다. 닐슨데이터 및 주요 커피전문점 매출기준에 따르면 지난 1999년 2660억원이었던 커피전문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2조8000억원까지 10배 이상 성장했다.

이같은 흐름은 믹스커피시장으로까지 연결돼 원두의 맛과 향만을 강조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기존 커피 믹스 시장을 놓고 1위자리를 다투는 형국이 됐다. 여기에 최근 또다시 국내 커피시장의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원두형 믹스커피를 위협하는 존재가 출현했다. 바로 크림커피다.

지난해 초 무지방 우유를 넣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내세워 기존 업체들의 카제인 나트륨 성분을 이슈화한 남양 유업이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커피사업 진출 1년만에 2위 자리에 올라섰다. 또 농심의 경우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아니지만 '빨간 국물'과 소고기 육수에 집중하면서 결국 나가사키짬뽕(삼양)을 비롯한 '하얀 국물'의 추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노스페이스를 잡기위한 후발 주자들의 가격 인하가 계속되고 있으며, 멀리 세계시장에서는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한 갤럭시 시리즈 등 다양한 곳에서 변화의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LG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소비에 있어서 과잉 선택권 및 스마트화로 소비자의 인식과 구매 행태가 달라졌다"며 "고객의 니즈가 다양해지는데 반해 기업들이 이를 만족시키기가 어려워 졌다"고 분석했다.

◆ 트렌드는 곧 주가와 연결

이같은 '후발주자의 역습'은 주가 흐름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하얀국물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농심의 주가가 15% 안팎에서 움직인 반면, 나가사키 짬뽕으로 신라면의 아성을 위협하던 삼양식품의 주가는 2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또한,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시리즈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를 비롯해 납품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오히려 1위업체인 애플로의 납품업체들보다 2위업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부품 납품 업체들의 실적이 더 좋게 나타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납품업체들 가운데 지난해 실적을 공시·발표한 13개 회사 중 8곳이 2010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로 부품을 납품하는 6개 업체 중 전지를 공급하는 LG화학의 영업이익만이 1.6% 증가했으며 나머지 5곳의 영업이익률은 모두 감소했거나 적자전환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서도 후발주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전문가들도 1위 업체와 2위업체가 나눠지는 시장 형태는 거의 사라졌다며 후발업체들의 '옥석가리기'를 통해 성장성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는 것이 좋은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까지 저평가된 후발주자업체들 중 옥석가리기를 통해 좋은 투자처를 찾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전략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자동차나 전기전자 같은 제조업종과 달리 유통업의 경우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수익개선폭이나 연속성 등이 담보가 될만한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같은 현상은 결국 중소형주 컨셉"이라며 "최근 중소형주의 이익모멘텀이 대형주보다 좋아 수익성을 고려해 투자처를 고른다면 충분히 좋은 전략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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