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12개월째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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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후 최장기…하락세 계속될 듯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이 2003년 이후 가장 장기간인 1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2003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월별로 강남권(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2개월 연속 떨어졌다고 밝혔다. 반등 없이 연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한 기간으로는 최장기간이다.

14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연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한 경우는 모두 8번이며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로 나타났다. 최초로 이런 현상이 나타난 때는 2003년 11월부터 2004년 1월까지 3개월이다. 이어서 2004년 5월부터 12개월까지 8개월 동안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은 참여정부(2003년 2월~2008년 2월) 집권 초기로 △후분양제 도입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 연한 강화 △소형주택의무비율 확대 △조합원 명의변경 제한 등의 재건축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라고 닥터아파트는 설명했다.

또 2006년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2007년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연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닥터아파트는 이 기간을 정부의 지속적인 재건축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이 오르자 정부는 기발시설 부담금제 신설을 비롯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를 위한 개발 부담금을 재부과하기 시작하는 등 투기억제를 위한 재건축 규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라고 전했다.

2007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동안에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그해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사업초기에 있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닥터아파트는 분석했다.

이듬해에는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 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새 정부(MB정부) 출범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2007년 가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나 2008년 가을 리만브라더스 파산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강남재건축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MB정부는 2008년 6·11 지방미분양대책을 시작으로 그해 총 아홉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대책들을 쏟아냈다. 특히 참여정부에서 투기억제를 위해 강화시켰던 재건축 규제를 대폭 줄였다. 대표적인 것이 조합원 지위양도 허용, 후분양제 폐지,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 등이다.

지속적인 규제완화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바닥을 쳤다'는 바닥론까지 힘이 실리면서 2009년 들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0년 2월 들어 9월까지 8개월 간 약세로 돌아섰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다시 불어 닥쳤고, 지난 1년간 단기간에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했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탓으로 닥터아파트는 분석했다. 실제 2009년 한 해 동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평균 20.8% 올랐다.

잠실, 압구정, 반포 등을 중심으로 한강주변 개발(유도 및 전략정비 구역) 발표로 2010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3월 들어 약세로 돌아선 후 올해 2월까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강남구 개포동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보류와 함께 강남구는 물론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에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7월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종상향에도 제동이 걸렸다.

같은 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고, 선거공약으로 재건축·재개발 과속개발 방지 및 한강변 개발 재검토 등을 내세웠다. 박원순 시장 당선 후 한강변 개발의 축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압구정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정부는 12·7대책을 통해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함께 조합원 지위양도를 가능케 했지만 지난 1월 나온 '뉴타운 출구전략'과 강남구 개포주공 소형 주택 50% 건립 등 잇따른 재건축 사업 규제로 매수세 감소와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1년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평균 7.63% 떨어졌으며 강남구가 10.83%, 강동구 9.46%, 송파구 7.92%, 서초구 3.36% 순으로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42㎡는 1년 동안 1억4500만원(-17.63%) 떨어져 현재 6억7750만원,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113㎡도 1억7000만원(-14.78%) 빠져 현재 9억8000만원 수준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하고 여기에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상승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달에도 여전히 약세를 이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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